내 집을 내 손으로....
가정을 이룬 후 전세를 전전하면서 내 집마련의 꿈을 키우며 차곡차곡 저축을 해왔다.
하지만 저축의 꾸준함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집값의 벽은 높게만 보였다.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력으로 집을 장만하기란 그리 쉬운 현실이 아니었다.
직장생활 20년이 다되어 가지만 아직 무주택자로 전전하는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가족끼리 늘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왔었다.
물론 가장 살고 싶은 집은 단독 주택이 1순위이다.
단독 주택의 작은 마당이어도 딸이 좋아하는 대형견과 함께 뛰어 놀수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그런 모습을 상상하며 바램의 크기는 해가 바뀔수록 커져만 갔다.
주차 걱정 없이 내 집 앞에 차를 새우고 층간 소음 걱정으로 뒤꿈치를 들고 걸어 다니는 불편함이 없는 그런 집.
스트레스없이 편안하게 살고픈 집을 머릿속에 그리며 그날이 이뤄지길 소망해 왔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땅을 사다.
오랜 시간 같은 직장을 다녔고 가깝게 지내며 마음이 잘 맞는 형이 있다.
우리는 인테리어, 건축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며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실력을 키우며 의지해 왔다.
설계와 시공으로 나뉜 경력이다 보니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서로 손발이 잘 맞는다.
형은 김포 한강신도시 개발이 시작되었을 초기에 입주하여 살고 있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던 형은 주변의 단독주택 부지를 눈여겨 보았고 LH에서 분양하는 운양동 주변 상황과 환경이 괜찮다고 판단하여 땅 하나를 계약하게 되었다.
단독 주택을 짓고 싶다는 형의 땅을 보러 갔다가 나도 벌컥 하나를 계약해 버렸다.
여러 곳이 있었지만 형은 토지 중에 주변 공원을 끼고 남향이며 면적이 100평이 넘는 것을 추천해 주었다.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여 무모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형이 일부 자금을 빌려주기로 하여 용기를 낼 수 있었다.
한 채보다는 두 채를 지으면 공사비 절감 효과도 있고 같이 즐겁게 만들다 보면 서로 잘 될 수 있다며 위로해주셨다.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하다 보니 힘든 조건이긴 하지만 여러 방안들이 있어 해볼만한 상황이었다. 공사에 관련된 내용들은 형이 많은 준비를 해주셔서 든든했다.
건축은 각각 105여평의 단독주택 부지에 땅콩주택 형식으로 2가구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수익율을 계산해보니 단독 한가구보다는 2가구로 구성하는 것이 유리한 것이 많았다.
설계는 무수히 많이 변경하며 원하는 집을 만들기 위해 많은 스케치를 했다.
지구단위 계획상 주택신축과 관련된 여러 조건들을 검토하며 건축설계사와 조율해갔다.
건축설계를 하는 친구가 잘 되길 바란다며 정성을 다해 설계를 맏아 주었다.
건폐율 50%, 용적률 80%,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2층+다락방으로 구성이 가능했다.
한 대지에 2가구는 각각 40~50평 이상이고 방 4개+욕실 3+다락방 2개로 설계가 예상되었다.
가설계 도면으로 90평정도의 대략적인 건축비도 산정되었다.
직영공사로 진행하다 보니 건축업자의 간접비는 고스란히 절감될 수 있었다.
예산은 잡아놨지만 자재와 시공방법에 따라 비용 변동은 진행과정에서 계속 있을 것 같다.
집이라는게 예산에만 맞춰 짓는 것이 아니라 과정속에서 건축주의 욕심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열에 관련된 부분(단열재,창호)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사양을 낮추기 보다는 고사양으로 더 좋은 자재를 쓸 생각이다.
토지(100%) : 자기 자본금 30% + 토지 담보대출 70%
건축비(90평): 90평*평단가
기타 세금
억 소리 나는 금액의 무게를 느끼며 입 꽉 깨물고 공사 준비를 시작했다.
착공을 앞두고 현장사무실을 개설했다. 공사 준비를 위해 시공자들과 협의하며 자재 준비를 진행할 예정이다.
직영공사로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할 일이 많다.대부분의 자재를 지급으로 하다보니 신경써야 할 것들은 끝이 없다.
컨테이너에 내부 집기를 채움으로서 나름의 구색은 갖추었다.
건축부지는 김포한강신도시의 LH 단독주택부지 토지분양을 받은 곳으로 최근 김포 운양동 주변에 타운하우스(자이더빌리지)와 단독주택(라피아노2차외 목조주택) 수요가 인기를 끌면서 단지가 형성되고 있는 곳이다.
몇몇 대형 건설사들과 건축업자들이 많은 주택들을 앞다투어 지으며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해당 건축지는 얼마 전 개관한 김포 아트빌리지와 100m의 근접한 위치에 있다.
이곳은 공연 시설과 한옥 마을을 연계하여 김포 신도시에 다양한 문화 활동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공사는 정해진 마감일이 없다.
내가 만족할 때까지 지어 볼 생각이다.
앞으로 약 4개월간 재미나게 만들어 보자.
khs88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