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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석 May 29. 2018

*5. 집 짓는 이야기-콘크리트 벽체+단열

따뜻하고 튼튼하게..

기초에 너무 힘을 많이 써서 그런지 벽체 작업을 하면서도 왠지 맘이 든든했다.

기초 타설 이후 날씨가 좋아 다음날 바닥은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내 집짓기 프로젝트- 6. 먹메김+거푸집+단열재 +슬라브 타설


* 외벽 거푸집-창틀 설치-단열재 취부-벽 철근 배근-내벽 거푸집-합판 거푸집 작업-바닥 철근배근-타설


6-1.먹메김은 벽이 서야 할 자리에 벽 선을 표시하는 작업이다.

실측을 통해 건물의 크기를 다시 확인하고 바닥에 벽이 세워질 자리에 치수를 확인하며 먹메김을 진행했다.

기초바닥의 상태에 따라 어디를 줄이고 늘릴지 계산하며 작업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 기초바닥의 크기와 레벨은 오차가 거의 없어 도면 치수 그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기초부터 꼼꼼히 챙기면 후속작업에 어려움이 없다.

먹물선이 튕겨질 때마다 1층 구조가 선명해지는 듯했다.


바닥에 선을 그을 때 느낌이 색다르다.

지금껏 수없이 봐왔던 작업임에도 내 손으로 직접 짓는 집에 먹선을 놓는 것이 가장 느낌이 좋았다.

왠지 선 두께도 더 선명해 보인다.ㅎ

도면과 현장에서 보이는 치수 감은 많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넓게 보일 수도 있고 좁게 보일 수도 있다.

현장에서 일부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바로바로 결정하고 수정하여 반영해야만 한다. 나중은 없다.

콘크리트 벽은 한번 결정되어 진행되면 수정 작업이 쉽지 않아 디자인과 기능을 잘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틀릴까 봐 몇 번을 확인하게 된다.


6-2.먹메김이 끝나면 벽체 외곽 거푸집을 세운다.

층고에 따라 거푸집을 몇 장을 세울지 가로로 사이즈별로 어떻게 세울지 미리 작업자들과 협의하여 가설재 물량을 준비해야 한다.

가설재는 물량과 면적을 기반으로 몇 군데 견적 비교를 한 후 자재 조달 조건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적재 공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모든 물량을 받을 수 없 층별 공사가 진행될수록 추가로 받는 식으로 하였다.


부자재(프랫타이,타이핀,철사,못등)는 가까운 철물점을 이용하여 필요한 양만큼 지급하고 있다.

부자재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여러 군데를 알아봐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번거롭고 신경 쓸 일이 많지만 하나하나 챙기다 보면 집 짓는 과정에 필요한 것들을 알 수 있어 감수하고 있다.

100원이라도 아낄 건 아껴서 더 좋은 자재를 사용하고 싶다.

외부 벽 거푸집을 세우고 나면 내부 창문틀을 도면 치수에 맞춰 세우는 작업을 진행한다.

바닥 레벨 체크를 하고 창문의 높이와 폭을 정하여 벽 거푸집 설치를 한다.

창문 틀은 실제 설치될 창호의 크기에서 여유 사이즈(30mm)를 주어 약간 크게 만들어 끼운다.

창틀 설치가 완료되면 수직과 수평 확인이 꼭 필요하다.

타설 후 수정하려면 컷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번거롭고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될 수 있다.

여유 사이즈가 크면 단열 손실이 발생되기에 최소한의 크기로 하고 설치 시 정확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외에서 창틀의 수평을 맞출 때 수광기를 사용하여 높이를 체크했다.

레이저 기를 켜고 수광기를 스타프에 붙여 높낮이를 조절하면 정확하게 맞는다.


땡볕에서 익어가는 내 피부는 점점 아프리카로 변해가고 있다.

   전기 콘센트, 스위치, 창문 위치를 도면에 체크하여 확인


6-3. 단열재는 150mm 에어폴(고기능성 투습형 외단열재)을 사용했다._미트 하임 제품

투습형이기 때문에 콘크리트 일체 타설을 하여 벽체와 단열재 사이의 공극 없이 밀착된 상태로 부착된다.

부착력이 좋고 단열재의 특수성(표면 요철, 공기구멍, 요철형 결합부, 4면 끼움형) 때문에 단열 효과와 외장재 시공 시 작업성과 하자발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좋은 만큼 일반 단열재에 비해 가격은 더 비싼 편이다.

이 단열재는 기존의 제품들과는 다르게 연결부위의 틈새를 보완하여 세밀하게 가공되어  단열 손실을 줄일 수 있게 개발된 제품이다. 제조사 사장님은 직접 현장에 방문하여 설치 방법을 설명해주실 정도로 열정이 넘치셨다.

작업자분들은 기존의 설치방법과는 다르다 보니 초반엔 작업 속도가 느리다가 점점 속도가 붙어 빨라지기 시작했다.

제품은 인코너, 아웃코너, 일반 등 세분화되어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것 같다.

단열재 취부가 끝나면 하부면과 연결면에 벌어진 틈을 찾아 폼으로 메워주어야 한다. 제품이 좋아 그리 벌어진 곳이 많지는 않다.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열과 방수다.


6-4. 벽 철근 배근

벽, 바닥 철근은 10mm, 일부 13mm 철근이 사용되었고 여러 군데 철근 가격을 비교한 후에 업체와 계약하였다.

일부 벽량이 작은 부분은 13mm 철근이 사용되었고 보통은 거의 10mm 철근이 쓰인다.

수평, 수직의 철근 간격 차이에 따라 3가지 벽 구조 타입이 적용되었다.

벽 철근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에 전기 배선과 설비 배관작업을 해야 한다.

도면에 표기된 콘센트와 스위치, 수도 배관등 기능적인 부분들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나중에 추가로 하려면 여러 가지로 골치 아프다.

내부 마감재가 일찍 선정되었다면 디자인을 고려하여 위치를 잡으면 더 좋다.


6-5. 내벽 거푸집 설치

벽 철근 작업과 전기, 설비 배선 배관 작업이 마무리되면 내벽 거푸집 작업을 진행한다.

내벽 거푸집 작업 시 중요한 점은 창틀의 고정이다.

 사이즈가 크거나 높은 창일 경우 거푸집에 창틀을 고정하지 않으면 콘크리트의 압력 때문에 타설시 쳐지거나 터지는 경우가 많다.

신경 쓰지 않으면 나중에 거푸집 해체 후 삐뚤어진 창문을 전부 컷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내벽 거푸집이 완료되면 전체 창틀  고정 여부를 다시 체크하는 것이 좋다.

한 번의 번거로움이 나중에 미소를 만들어 준다.


6-6. 바닥 합판 거푸집 작업+바닥 철근 배근

벽 거푸집이 완료되면 2층 슬라브 바닥 작업을 진행한다.

집 형태가 부채꼴이라 직각이 아닌 부분이 많아 작업 시 어려움이 있었다.

바닥 합판 거푸집 작업이 완료되면 바닥 철근 배근을 한다.

하부층의 벽체 라인과 상부층의 벽체 라인의 위치가 틀릴 경우 치수에 맞춰 도의 수직 철근을 세워 놓는다.

개구부의 위치 표기와 오픈 부위도 함께  반영한다.

철근 배근 작업이 완료되면 콘크리트 타설 전에 하부층에 메워지지 않은 부분들을 찾아 폼으로 메우거나 구멍을 막는 작업을 해 놓아야 한다. 타설시 빈 곳으로 콘크리트가 흘러내리지 않기 위한 조치다.

직접 폼건을 들고 구석구석 구멍을 찾아 막았다.

콘크리트 타설은 항상 오전 9시에 시작을 한다.

아침 일찍 미비한 부분들을 체크하고 레미콘 차량을 띄운다.(물론 며칠 전에 작업 예약을 한다.)

보통 10~12대 정도 치고 나면 12시가량 된다.

레미콘 기사도 점심식사 시간엔 운행을 기피한다.

작업자 분들도 쉬지 않고 3~4시간 작업하다 보면 힘들고 지칠 시간이다.

되도록이면 콘크리트 타설은 끊기지 않고 연이어 치는 것이 좋지만 작업자가 너무 힘들다.

잠시 쉬는 시간 겸 점심식사를 위해 보통 점심 전후 30분쯤에 쉬는 타이밍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보통 콘크리트 타설 하는 날에는 수고하신 작업자분들과 작업을 마친 후 회식을 가진다.

맛있는 식당에서 하루의 노고를 술 한잔 기울이며 털어내고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자리를 가지다 보니 개인적인 사생활도 알게 되고 즐겁게 사시는 분들이 있음을 알았다.

이런 자리가 있어서 인지 아직 일하면서 언쟁을 높이거나 싸운 적 없이 잘 지내고  있다.

1~2층까지 공사는 같은 방법으로 올라간다.


* 시스템 비계 설치

시스템 비계를 이 현장에서 처음 사용해 봤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우려되었던 것은 안전사고 발생이었다.

개인이 직접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현장에서 발생되는 사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노련한 작업자도 아차 하는 순간에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되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살펴야 한다.

시스템 비계는 일반 비계 설치보다 가격이 비싸긴 하다.

설치가 용이하고 안전하기 때문에 비용의 부담을 감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관이 깔끔해서 보기에도 좋다.

시스템 비계 신청을 하려면 착공허가 후 바로 산재 고용보험을 가입하고 가입 완납증명서를 받아 제출해야 된다.

안전관리공단의 자금 여유가 있어야 신청 후에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빠르면 빠를수록 빨리 신청을 해 놓은 것이 좋다.

신청을 하면 정부에서 지원금(65%), 자기 부담금(35%)을 지급하고 설치가 된다.

다만 전체 금액에 대한 부가세는 건축주가 부담한다.

설치는 생각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완료되었다.

완성되고 보니 일반 비계보다 깔끔하고 정리된 듯한 현장의 모습을 갖추었다.

높이는 1.8m마다 층으로 나누어 놓아 외장이나 창호 작업 시 수월해 보인다.


힘들고 번거로운 일은 내가 하지 않으면 누군가 해야 한다.

그때그때 실행하지 않으면 기회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거나 사라진다.

집을 짓는 과정마다 느끼는 게 새롭다.

집을 지으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다가오는 많은 조건들 때문에 금방 늙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요즘 실감되는 말이다.

즐겁게 하고 있어서 외모가 조금 늙는 다고 위축되지는 않는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보다 못하다.

-논어

아는 자도 아니고 좋아하는 자도 아니지만 즐기는 자는 맞는 것 같다.


김포시 운양동 1319-2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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