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왼손엔 엄마 손 오른손엔 아빠 손잡고
공원의 높은 계단을 오릅니다
어느 여름날입니다
엄마 나 힘들어
많이 힘들어? 조금만 더 가면 돼
히~잉
아빠가 힘들면 어떻게 하라고 그랬지?
쉬었다 가라고 했지
아이고 똑순아~ 저기 벤치에서 쉬었다 가자
야호~
지난여름 태풍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똑순네 가족의 평범한 대화는 또렷이 기억납니다
이 가을엔
낙엽도 쉬는 중입니다
부러진 나뭇가지도 동네고양이 친구도 함께
폭신폭신 이불 덮고
딩굴딩굴 티비 보며
흙의 경계에서
벤치에서
길 위에서
그렇다고 마냥 쉬는 건 아닙니다
쉬었다 가자에는
우리, 다시 와 함께가 생략되어 숨겨 있습니다
(우리) 쉬었다 (다시) (함께) 가자
아쉽거나 슬퍼하기보다는
잠시 쉬었다가 가는 겁니다
낙엽에서 휴식품은 알갱이 되어
땅으로 나무로 다시 오게 됩니다
자연으로 갔다가 자연으로 옵니다
우리 다시 함께
그러니 전체 문장은 이럴 겁니다.
(우리) 쉬었다 (다시) (함께) 가자
(우리) 갔다가 (다시) (함께) 오자
힘들면 쉬었다 가라는 똑순이의 말처럼
잠시 쉬어가도 좋겠습니다
가을도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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