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 폴짝 거뜬

by 김호섭


하루하루 반짝인데이.

학교에서 열린 이벤트다. 일상에서 만나는 장면을 사진 찍고, 짧은 소감 글을 적어 보내란다. 소년은 몇날며칠 멍하니 딴청 부리다가, 어흥 어여쁜 호랑이 @좋으니

선배님의 야단에 혼나고 마감일에 몰려 예전에 써놓은 <냥이의 가르침>을 급하게 보냈다.

일명 원소스 멀티유즈. 썼던 글 재활용 전략이다.

어쩌면, 쓰는 자가 된 사건 자체가 나 자신을 통째로 재활용하고 있는 쓰임새 전략일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에 좋은 쓰임새가 되려나. 이 또한 모를 일이다.




참여에 의미를 둬야지 했건만, 덜컥 2등이다. 1등은 소년이 좋아하는, 글도 마음도 어여쁜 서연 학우님이다. 역시!

당연하고 축복 가득한 날이다. 참가 학우들 모두 2등 3등이니 우리가 모두 1.2, 3등이다.

이얏호! 축제로구나.




상품으로 도서상품권이 왔다. 소년은 네 24로 유유히 사뿐사뿐 달려간다. '바로 구매' 버튼을 냥냥펀치로 꾹꾹 누른다. 깨톡이 온다. 깨톡.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깨톡.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깨톡.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세 권을 하나의 주문으로 모아서 하면 택배비와 택배 아저씨들의 수고도 줄였겠지만, 한 권 한 권 깊이 고민하다 보니 세 개의 별건 주문이 되었다.

한 번에 하나. 아주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모르는 단순 명쾌한 녀석이다.


눈과 비, 원뿔원으로 하루종일 내려 괜스레 그리움을 재촉하던 어제, 너무도 그리워했던 세 분의 거인이 어수선한 내 방구석에 와 주셨다. 방구석은 누추하지만, 소년의 두 눈은 냥이의 눈동자처럼 반짝인다.


커피 한잔 대접하고 세 거인의 어깨 위로 폴짝폴짝 뛰어오른다.

저 멀리 흐리고 어두운 우주 속에 무언가 보이려나.

푸른 하늘 은하수를 보고 싶다.


계단을 올라보자.

벽을 넘어 보자.

냥이의 가르침을 실행해 보자.

사뿐 폴짝 거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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