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또 이럴 줄 알았다. 미끌 엄마야 철퍼덕 아이쿠 2탄이다.
일주일 전쯤 산책 후 방문 앞에서 넘어지더니, 엊그제 목요일엔 출근길 대문 앞에서 엎어졌다. 설빙 눈꽃 빙수처럼 맛있게 생긴 길 위의 슬러시를 미처 못 본 노안 탓이다.
약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의 꽈당에 천하의(?) 문학소년도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하늘을 본다. 신이시여. 얼마나 큰 기쁨을 주시려고 이다지도 잦은 시련을 주시옵니까. 넘어져 본 자만이 그 아픔을 안다고 했던가. 아프니까 아저씨라 했던가. 이번 꽈당은 딱 봐도 전치 2주나 3주는 되겠다.
꽈당이 일상이요
허당이 생활이다.
희한하게도 어떤 문 앞에서 자꾸 넘어지는 모양새는, 삶의 어떤 모퉁이나 중요한 고빗길에서 수도 없이 고꾸라지고 엎어져 온 내 생애를 닮았다. 애달프니 서럽고 서러우니 신경질 난다.
사장님, 한 이틀 출근이 어렵겠습니다. 연차를... 김 상무. 아니 요즘 일도 많아 바쁜데 자꾸 아프면 어쩌요...신이시여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회사로 가야 할 자동차에 우격다짐 몸뚱이를 구겨 넣고 간다. 뼈마디 아플 때마다 가는 뼈 맛집. 동인천역 4번 출구 북광장. 마디정형외과. 재작년인가 빗길 횡단보도에서 꽈당했을 때 찍어둔 엑스레이와 이번에 찍은 엑스레이를 비교하던 의사는 그때보다 더 안 좋은 상태란다. 옆면에서 찍으면 부드러운 C자 곡선의 허리뼈 모양이 정상인데 아저씨는 일자허리예요. 너무 반듯한 일자. 그러니 주변 근육이 늘 긴장된 상태여서 조금만 삐끗해도 통증이 심하게 오는 겁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혀를 발로 끌끌 찬다.
원래 반듯한 녀석인 줄이야 알고 있었지만, 뼛속까지 이렇게 이렇게 반듯일 줄이야.
반듯이 허리요.
인생이 삐긋이다.
허리통증은 쓰는 자가 늘상 달고 다니는 훈장이려니 했지만, 너무도 반듯한 일자무식 사진은 이틀간 끙끙거리며 누워 쳐다보던 방구석 천정에 선명하게 아른거린다.
토요일. 오늘이다. 어머니 치아 발치 마지막 날이다. 다시 몸을 구겨 차에 올라 엄니 모시고 치과로 간다. 송림동 푸른 하늘 치과.
일자허리 환갑아들의 통증을 엑스레이 저리 가라 한눈에 알아차린 폭풍엄니는 말씀하신다.
아이고... 네가 애냐. 허구한 날 꽈당에 허당에. 내가 너를 두고... 엄니가 저를 너무 반듯하게 낳아 주시고 키워 주셔서 그런 줄로 아뢰옵니다.
엄니를 붙들고 치과로 가는 빙판길, 골고다의 언덕을 넘는다. 누가 누굴 부축하는가. 폭삭 껴안은 모자의 이인삼각 실루엣은 이 와중에도 척척 박자를 맞춘다.
어디 이런 일이 하루 이틀인가 말이다.
엄니 조심하세요. 너나 잘하세요.
모자가 환자다.
친절한 병란씨다.
모자는 안다. 아무리 넘어지고 엎어져도 다시 일어나 손잡고 걸어가면 된다는 것을. 흐린 하늘도 이렇게 웃다 보면 파르라니 푸를 것을.
한 줄 요약 : 김훈 선생이 말씀하셨다. "발밑의 폐허를 잘 살피고 성찰하라." 길도 삶도 발밑의 아픔을 잘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꽈당도 자꾸 하면 습관 된다.
#인천 #아프다 #아프니까 #아저씨다 #아픈글은 #고만쓰자 #독자님들 #짜증내신다 #김훈 #연필로쓰기 #왼손필사 #걷기 #쓰기 #그리기 #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