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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섭 Feb 22. 2024

세상에 이런 날이


산동네 달동네 고지대 새벽눈

길은 외줄기 고생길 삼백리


목숨걸고 내리막길

십분거리 출근길

한시간이 웬 말이냐


개근생 지속가능 꾸준맨

지각생이 웬말이냐


이런 날은 더 일찍 출발해야죠

지각에 자비 없는 사장님

주님의 은총 내려주소서


펄펄

하늘 눈이 오셨다고

펑펑

공장 변압기 터지다니요


냉담자 기도했다고 설마요

주님 부처님 응답 주시다니요

할렐루야 관셈보살


오늘 못 고치니 강제 휴무라니요

어떻게 온 길인데 집에 가라니요


격하게 일하고 싶은데

팡팡

쉬라니요


이 아침에 뭐하라구요

각자도생 알아서 하라니요


되짚어가는 길

한시간 거리 십분 걸리는 길

길은 외줄기 꽃길 십리


뭐하긴 뭐하냐

새벽녘 보다만 꽃구경 가야지

겨우내 외면한 눈꽃구경 해야지


살다 살다 세상 이상한 날

진땀이 미소 되는 날

미소가 노래되는 날


펑펑 울다가

펄펄 뛰다가

팡팡 노는 날


정답도 없고

맥락도 없지만

어느 날

선물 같은 날


사는 게 괜히

하얀 얼굴로

웃긴 날

그런 날


#인천 #새벽 눈 #폭설 #지각 #진땀 #변압기 #펑펑 #눈꽃구경 #걷기 #쓰기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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