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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섭 Mar 07. 2024

대화가 필요해




<문장, 필사적 공부> - Day 3

아아, 인간은 서로를 전혀 모릅니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으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라고 평생 믿고 지내다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상대방이 죽으면 울면서 조사(弔詞) 따위를 읽는 건 아닐까요.

-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P.91





오해는 흔하고 이해는 희귀하다.


이슬아 작가, 남궁인 작가의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야기의 앞뒤 내용은 가물하고 전후 맥락은 흐릿하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문장이다.


이 문장이,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 속의 기본 베이스라는 전제하에, 좀 더 들여다볼 것은 "관계의 양자성"이다. 혼자가 아니라 양자의 관계다. 양자 간 오해의 간극을 줄이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필요한 건 역시나 "깊은 대화"가 아닐까 싶다. 말을 해도 오해가 흔한데, 말하지 않거나 찰랑찰랑 얕은 대화로 알 수 있는 건 별로 없으니까.


세상과 인간을 관찰하고 대변하는 작가는 독자와의 대화에 앞서, 자신과의 진솔하고 투명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겠다. 내가 나를 오해할 때도 흔하디 흔하니까.


작가는 자신의 글을 <쓰는 자>이면서 동시에, 맨 처음 읽는 <독자>다. 양자다.

어느 노랫말처럼, 우리 사이에 대화가 필요하며 입장 바꿔 생각해봐야 한다. 신중하게 선택된 단어와 어휘, 담백한 자기 고백 속에서 기어이 한 문장이 탄생한다.


"오해는 흔하고 이해는 희귀하다. " 이렇게.


2024.03.06

문학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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