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문장 필사하기 모임에 참여 중이다. 3월 한 달 동안 진행된다. 이틀째 만에 다시 김훈 선생을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덥석 선생의 손을 잡을 뻔했다. 그것도 왼손으로. 참으로 건방진 녀석이로다.
김훈 작가의 <연필로 쓰기>. 왼손 필사를 시작한 지 어느새 6개월. 그동안 그려온 글자 사이에, 진땀의 세월이 강이 되어 휘리릭 흘러간다. 세월은 무심하고 진땀은 남는다.
그렇게 머문다.
(왼손필사의 길을 열어 주신 @희수공원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시 처음을 생각해 본다.
돌아본 세월이 아무리 먹먹해도
소년은 이제
뒤로 걷지 않는다.
<연필로 쓰기> 김훈 P.11
연필은 내 밥벌이의 도구다.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연필을 쥐고 글을 쓸 때
나는 내 연필이 구석기 사내의 주먹도끼,
대장장이의 망치, 뱃사공의 노를
닮기를 바란다.
지우개가루가 책상 위에
눈처럼 쌓이면
내 하루는 다 지나갔다.
밤에는 글을 쓰지 말자.
밤에는 밤을 맞자.
<따라쟁이의 도구> - 문학소년 2024.03.05
연필 끝은 대작가의 도구다
칼끝은 대장군의 도구다
발끝은 나의 도구다
산책길의 흐린 발자국은 나의 진땀이다
한 발짝 두 발짝 걸을 때
나는 내 두 발이 쏘니의 양발을
닮기를 바란다
이런 문장 저런 문장 그저 그런 문장
모두가 멋진 골이 될 수 없다
하루 천 번의 슈팅에 쏘니는 월클이 되고
하루 천 번의 트리플악셀에 연아는 여왕이 된다
천 걸음에 한 문장이다
만 걸음이면 내 하루는 다 지나갔다
슬플 땐 걷지 말자
문장이 운다
술이나 한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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