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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문장들
원시로 돌아가자
by
김호섭
Apr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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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로구나
긴긴 겨울밤 처절하게도 울부짖던 너
서글픔의 치사량을 넘나들던 너
너 때문에 난
나 때문에 넌
꿈도 말도 못 했지
널 데려올까
나서던 밤
북풍한설 매정하게
외면하던 너
지붕 위의 고양이
지구별 여행자 순이
"지고지순"이라 부르마
봄햇살 넉넉히 쬐고
끝까지 살아남아라
오늘이 영원인 듯
찰나가 억겁인 듯
화려한 공원에서 밀려나
달동네 어둠 속에 묻혀도
기어이 살아남아라
고결과 순수는 너의 힘
법도 기술도 필요 없다
돈도 권력도 의미 없다
원시로 돌아가자
눈먼 야만보다 낫겠다
네가 생각한 지구별이 아니더라도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더라도
울어도 울면서
외치는 소리는
지붕너머 낯선 세상으로
떠나는 뱃고동
방구석 박차고 새로움 찾아
떠나는 나그네미소
느릿느릿 살아도
서걱서걱 울어도
두렵지 않다
드넓은 초원이 우리를 구원할지니
돌도끼로 연필 삼고
곡괭이로 색칠하는
원시로 돌아가자
넬라 판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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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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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가입니다. 새벽을 거닐고 문장을 노니는 풋풋한 문학소년입니다. 길에서 글을 찾고, 책에서 길을 찾아 마음에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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