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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문장들
향기의 정면
by
김호섭
May 16. 2024
아래로
봄비 내리고
느닷없이
숲은 아카시아 향기 천지다
하늘은 가을 닮았다
매혹 넘치고
유혹 가득해도
아득히 현혹되면
안 된다
일주일의 영화
찰나의 꿈
숲의 여린 향기는
풀의 싹처럼
쉬이 잊힌다
깊고 너른 향기는
천천히 온다
안에서 밖으로
가을비 가을 숲
그다음에 온다
여름 지나 겨울 앞에
놀다 들어온 문지방에서
어깨너머 지붕으로
안에서 밖으로
뻐근한 노을 담은 아궁이에
때맞춰
몸이 절절 끓도록
봄은 수줍게 보면서
스리슬쩍 예정하며
가을은 창포 담은 머릿결
넉넉히 감은 뒤
그제야 봄을 풀어헤친다
젊었을 때는 몰랐다
봄가을의 연결
여름겨울의 뜻
향기의 정면
#인천 #방구석 #사계절 #숲 #향기 #걷기 #쓰기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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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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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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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가입니다. 새벽을 거닐고 문장을 노니는 풋풋한 문학소년입니다. 길에서 글을 찾고, 책에서 길을 찾아 마음에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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