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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문장들
도시농부 철들다
by
김호섭
May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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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시작되던 어느 날
월미도에서 출발한 꽃바람에 실려
작약도 한 바퀴 돌고는
자유공원 햇살 담아
상추와 고추가 왔습니다.
왔어요. 왔어.
작년에 왔던 아이들
잊지도 않고 또 왔어요.
복지관 청년들 자전거 타고 왔어요.
연두의 씨앗, 청록의 모종은 작지만 작지 않습니다.
어마어마한 세상을 잉태한 생명이 옴으로써
겨우내 존재감 없던 옥상텃밭은 생산의 최전선이 되었고
소비만 일삼던 꾸러기 아저씨는
어엿한 생산자 의젓한 도시농부가 되었습니다.
저 굵은 땀 보이시죠?
이미 벌써
한차례 수확한 상추, 고추들
이웃과 함께 나누고는 흐뭇해합니다.
작은 시간과 공간도 알뜰히 보듬고
다듬고 살피며 살아가려 마음품고
괜히 혼자 부산 떠는
요즘의 내가 자꾸만 좋아집니다.
이제 제법 철이 드려나요?
남자가 철들면 재미없어진다는데
철은 들고 재미는 남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2024 옥상텃밭 도시농부 소년농원 (시즌2)
올해 농사 힘차게 출발합니다.
(문장농사도 풍년 들면 좋으련만)
#인천 #도시농부 #옥상텃밭 #도시농부 #시즌2 #성미가엘복지관 #고맙습니다 #걷기 #쓰기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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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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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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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가입니다. 새벽을 거닐고 문장을 노니는 풋풋한 문학소년입니다. 길에서 글을 찾고, 책에서 길을 찾아 마음에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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