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침묵 속에서 지내본 적이 언제였던가?
'틈'이나 '망설임', '여백'에 관대하지 않은 이들의 대화 속에서 침묵은 얼마나 야위였을까?
만약 꾸준히 독서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현명하다면 그 이유는 '침묵 속 경청'에 있을 것이다.
독서는 남의 말을 듣는 행위고 듣기는 침묵이란 의자에 앉아 있는 일이다. 타인의 생각 속에서 기다리고 머무는 일이다. 혼자 책 읽는 사람을 보라. 침묵에 둘러싸여 얼마나 아름다운지!
- 박연준 작가 <듣는 사람> P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