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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양생

by 김호섭

<반쪽> - 김종혁 시인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또 어둠이 찾아왔다

저 달은 저기 저렇게

반쪽짜리 모습으로

어둔 구름 속을 떠돌고 있다

내 가슴을 달에게

살짝 기대어 담아본다

내가 달을 보듯

나를 보고 있는 달이

더 슬퍼 보이던 저녁에

저 달이 내 마음을

알아주면 좋을 것 같아

달에게 가슴을 기대 본다

반쪽짜리 달아

반쪽 내 가슴을

달아

니가 좀 품어줄래

바람결에 흩어져

너에게 가고 싶다



<인생은 양생> - 문학소년


저녁에서 밤의 담벼락 넘어

마침내 새벽에 이르러

낮에 도착해도

반쪽


기대고 싶어도

괜스레 미안한

반쪽


미안해 하거나

슬퍼하지 않아도

좋을


반쪽은

비운 걸 채우는 시간

채운 걸 비우는 과정


반쪽은

미생이 아니라

양생 중


반쪽은

완생의 결여가 아니라

결여의 꽉 찬 피날레

미소 넉넉히 시작하는

양생 중


인생은 언제나

돌고 도는

양생 중


약해져 울다가도

단단해져 가는 중

아파서 골골거리다가도

튼튼해져 가는 생

화들짝 까칠하다가도

담담해져 가는 길


나의 반쪽과

나의 반쪽은

남이 아닌


푸른하늘 은하수

나에게로 가는 중

너에게로 오는 중


바람결에 어느새

우리는

양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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