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 문장
파초는 언제 보아도 좋은 화초다. 폭염 아래서도 그의 푸르고 싱그러운 그늘은, 눈을 씻어줌이 물보다 더 서늘한 것이며 비 오는 날 다른 화초들은 입을 다문 듯 우울할 때 파초만은 은은히 빗방울을 퉁기어 주렴 안에 누웠으되 듣는 이의 마음에까지 비를 뿌리고도 남는다. 가슴에 비를 뿌리되 옷은 젖지 않는 서늘함, 파초를 가꾸는 이 비를 기다림이 여기 있을 것이다.
2. 나의 문장
"많이 외로우시죠?" 오랜 글 벗님의 질문에
"외롭긴요. 혼자 산 지, 십 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뭘... 마음에 굳은살이 박인 지 오래되었답니다."라고 답하려다 목울대가 턱 막혔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덜컥이는 브레이크다.
울지 않아도 한바탕 운 것 같은 개운함. 쓰는 일은 외롭지 않다. 문장을 가꾸는 이, 벗을 기다림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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