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라는 질문을 이따금 한다. 보통 잘 살고 있지 않을 때 한다. 잘 살고 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는데, 왜 하필 잘 안 살고 있을 때만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 걸까?
온전히 내 기준에서 잘 살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가령, 돈을 많이 벌진 못해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때. 내 시간을 내가 쓰고 있을 때. 책을 팔아 책을 샀을 때.
그러다 타인의 기준에 나를 대입해보는 순간 나는 ‘나’와 ‘나의 삶’을 의심하곤 한다. 분명히 나는 나대로 잘 살고 있는데, 아직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는 타인의 삶을 엿본다. 타인의 삶의 기준에 기어코 나의 삶을 맞추며 이리 재고 저리 재며 구겨 집어넣어 자신을 괴롭힌다.
그럴 때면, 다시 한 번 잘못 살고 있구나 싶다. 그러니까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이고 비교하는 순간 잘 살고 있던 나는 못 살게 된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사흘에 한 번씩 비교한다. 큰 인물은 못 되겠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