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는 초등학생도 화장한다는데, 나는 스무 살, 연애하면서부터 화장을 시작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그때부터 10년까지 쭉 화장을 해온 셈이다.
꾸미는데 재주도 관심도 없고, 매번 귀찮았지만, 남들 하니까 해야 하는 줄 알고 했다.
김 주임 시절, 하루는 동료 여직원이 화장하지 않고 민얼굴로 출근을 했다.
‘아침에 편했겠다, 부럽다’ 생각하며 일하고 있는데
직장 상사들이 동료에게 말을 건넨다.
“출근하는데 누가 민얼굴로 오냐?
화장하고 다녀, 매너야”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지만, 나는 뭐 화장하는 것까지 뭐라 하나 싶었다.
용기만 있다면, 나도 굳이 화장 안 하고 다니고 싶었지만, 그때는 용기가 없었다.
그랬던 내가 3주 전부터는 선크림만 바르고 다닌다.
화장이 매너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거울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었고 지울 때도 편하다.
물론, 이따금 화장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때는 파운데이션으로 피부톤을 보정하고 아이라이너로 눈꼬리를 만들지만
해야 해서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을 때 한다.
화장은 매너라 말했던 팀장님은 한 번도 화장하고 출근한 적이 없었다.
진짜 매너는 타인의 외모를 지적하지 않는 거다.
그리고 화장은 꼭 하지 않아도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