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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비거리 향상을 위한 조건

두 가지 비거리에 대한 이해


골프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단연 제일 큰 관심은 바로 ‘비거리’다. 보디빌더 같은 근육질을 가진 남성도, 몸에 근육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고 손목이 약한 여성 골퍼도 한결같이 ‘비거리 향상’을 외친다. 보통 연습을 하다 통증이 나타나 내원하시는 경우가 많아 “이 치료가 끝나고 통증이 좋아지면 비거리가 더 늘어나실 거예요”라고 말해주고, 실제로 비거리가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아프지 않은 사람도 한의원 치료와 관리를 받으면 비거리가 향상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내리는 과정에서 비거리 클리닉을 론칭하게 되었다. 통증이 없어도 한의원 치료와 관리를 통해서 비거리를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걸 증명하려면 내가 우선 장타자가 되어야 할 텐데…… 의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비거리 향상을 위해서는 먼저 골프의 두 가지 비거리를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 비거리는 내 피지컬에서 낼 수 있는 최대 비거리이고, 두 번째는 피지컬 향상과 외부 요인에 의한 최대 비거리이다.


유튜브 레슨을 보면 대부분 첫 번째 비거리의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당연하다. 스윙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내 피지컬로 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스윙을 하면 최대 비거리를 생산해 낼 수 있다. 내 코어 근력과 관절 유연성에 적합한 스윙 궤도, 흉추 유연성과 어깨 관절 유연성, 손목 근력에 따른 적합한 회전, 허벅지, 힙, 복근, 어깨, 손목 등 가장 힘을 잘 쓸 수 있는 부위를 활용한 스윙 원동력 생산까지. 클럽 헤드를 무겁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과 스윙 이미지 등도 효율적인 스윙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권영후 박사님의 골프 생체역학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 몸이 어떻게 힘을 쓰면 가장 효율적으로 힘을 생산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배웠다. 지면을 활용하고 체중을 이동하는 방법으로 스텝 스윙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단지, 골프 스윙의 효율성은 적은 힘으로 큰 스피드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하면 일관성보다는 장타에 더 초점이 맞추어진 강의일 수도 있다. 일관성을 갖기 위해서는 스윙 메커니즘을 몸에 익히는 절대적 연습량이 필요할 것이다. 많은 프로들의 스윙 데이터를 분석해 찾아낸 공통점인 만큼 가장 효율적인 스윙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일반 골퍼의 경우 여기서 선택지가 발생한다. 스텝 스윙을 하려면 일정량의 코어 근력과 관절 유연성이 동반되어야 한다. 몸의 리듬감이 부족하거나 흉추 회전이 어려운 경우에도 스텝 스윙이 쉽지 않다. 나처럼 반대 스윙을 하는 경우 하체의 회전에 따라 상체가 자연스럽게 회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회전은 저절로 되는 거라고? 그럼 모든 프로야구 타자들이 스위치히터가 가능해야 되는 거다. 근육의 협응이라는 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회전은 근력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 반대쪽 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면 왜 손가락에 쥐가 나는지를 설명해 보라. 그럼 협응에 대한 문제를 풀기가 쉬워질 거다.


골프 스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일관성’이다.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메커니즘과 동일한 시퀀스로 스윙을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스윙의 일관성이 몸에 익으면 어떻게 힘을 써야 할지를 알 수 있다. 여기서 최대 비거리가 결정된다. 힘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일관성이 있는 비거리가 결정되고, 스윙의 교정은 결정된 최대 비거리를 향상할 수 있느냐에 갈음하는 문제가 된다.


이제 두 번째 비거리에 대해 이야기할 시점이다. 두 번째 비거리는 몸의 피지컬과 외부 요인에 의한 최대 비거리이다.


몸의 피지컬 향상에 의한 최대 비거리는 쉬워 보인다. 운동하면 좋아지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가 않다. 손목의 근력으로 비거리를 내는 스윙이라면 손목 근력을 향상함으로써 비거리 향상이 가능한데, 문제는 손목 근력이 잘 향상되지도 않을뿐더러 손목 근력의 향상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많은 골퍼들이 한계에 부딪힌다. 몸의 피지컬 향상을 통해 비거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스윙이어야 한다. 그래야 피지컬 향상이 비거리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리고 골프 스윙의 피지컬 향상은 근력 향상보다 유연성 향상이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한의원 치료가 비거리 향상을 일으킬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치료를 통해 코어와 관절의 유연성이 향상되면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일자목이나 오십견이 있는 경우 스윙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아는가? 일자목 교정과 오십견 치료를 통해 비거리를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40대 이상의 골퍼는 척추나 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 충분히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


그렇다면 피지컬 향상 말고 외부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기서는 클럽 피팅과 클럽별 비거리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드라이버 샤프트를 R, SR, S만으로 구별하는 당신에 대한 이야기다.


손목 근력으로 공을 치는 골퍼는 절대로 클럽 스펙을 무겁게 가져가지 못한다. 클럽이 무거울수록 손목으로 컨트롤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굳고 회전 가동범위가 떨어지는 골퍼가 점점 아이언 샤프트를 가볍게 바꿔가는 이유다. 가볍고 낭창거리는 샤프트를 선택하면 같은 스윙으로 높은 탄도와 조금 더 많은 비거리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여자 프로 골퍼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많이 알려진 스틸파이버 샤프트가 대표적이다. 같은 무게에서 좀 더 단단하고 덜 휘어지는 성향을 가진 스틸파이버 샤프트는 지나치게 높은 탄도를 피하면서도 비교적 일관된 비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디턴 스윙을 하는 골퍼들은 대부분 클럽 스펙을 조금 무겁게 쓴다는 사실을 아는가? 몸의 회전량이 많아질수록 샤프트에 의존하는 경향이 적어지게 되므로 좀 더 강하고 단단한 샤프트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히려 단단한 샤프트가 스윙의 직관성을 가져다주기에 오버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무겁고 단단한 샤프트를 선호하기도 한다. 나도 그렇다. 내 비거리에 비해 비교적 무겁고 단단한 60g 대의 드라이버 샤프트를 사용하고, 아이언 샤프트 또한 104g 정도의 샤프트를 사용한다. 그나마도 118g을 사용하다가 최근 리샤프팅을 통해 한 단계 내린 스펙이다. 내 힘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이기도하지만, 낭창거리는 샤프트보다는 단단한 샤프트가 임팩트시에 좀 더 직관적인 페이스 정렬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샤프트 피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애프터마켓 샤프트에 대한 관심도 높다. 클럽 제조사들이 oem을 통해 유명 애프터마켓 샤프트를 제조사의 이름을 붙여 스탁 샤프트로 출시하거나 특주를 통해 애프터마켓 샤프트를 장착해 판매하기도 한다. 샤프트는 내구성이 높은 편에 속하므로 인기 제품은 중고 거래도 활발하다. 동반자의 샤프트를 사용해 보거나 골프숍에서 시타를 해보는 방법 등으로 다양한 샤프트를 체험해 보고, 내 스윙 성향에 맞는 샤프트를 사용할 수 있다. 샤프트 공부는 그 자체만으로도 골프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다. 킥 포인트, 제조사, 사용하는 유명 프로들을 검색해 보고 주변 동반자들과 정보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골프에 대한 재미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한의원에 오는 환자들의 피지컬과 근력, 스윙 경향을 파악하고 클럽 피팅을 추천하기도 한다. 키 180cm가 넘고 근육질인 30대 남성이 50g대 드라이버 샤프트를 써서 250m의 비거리를 낸다고 하길래 샤프트 피팅을 추천해 주었더니 다음 날 와서는 70g대의 샤프트로 교체하고서 너무 편하고 좋다고 고맙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샤프트는 무조건 가벼운 스펙이 편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오히려 너무 가벼운 샤프트는 부상의 위험이 있다. 프로야구 투수가 야구공 대신 테니스공을 전력으로 던진다고 생각해 보라. 공의 스피드가 나지 않음은 물론이고 부상의 위험이 있다. 손끝의 혈관이 다 터지고 팔의 근육이 파열될지도 모른다. 무거운 공을 던지는 것과 가벼운 공을 던지는 것은 스윙의 메커니즘에도 영향을 미친다. 투수가 테니스공을 전력으로 던질 수 있겠는가? 야구공을 던질 때만큼 힘을 쓸 수도 없고, 가볍게 던지는 스윙을 해야 할 것이다. 골프 스윙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샤프트를 쓸 때면 소위 날리는 공을 치지 않기 위해서 전력으로 스윙을 할 수가 없다. 달래 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내 힘을 다 쓰지 못하게 만드는 장비는 절대 나에게 적합한 장비가 아니다.


클럽별 비거리는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데, 모르는 사람이 많다. 7번 아이언과 드라이버 비거리를 서로 유추하는 공식이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 = 7번 아이언 비거리 - 30m이다.


7번 아이언 비거리에서 30m를 빼면 피칭 웨지 비거리가 나온다. 피칭 웨지 비거리의 두 배가 드라이버 비거리라는 것이다. 이걸 왜 피칭으로 하지 않고 7번 아이언 비거리로 설명하냐면, 아직 클럽별 비거리가 일정하지 않은 골퍼는 7번 아이언 비거리에서 30m를 뺀 수치가 피칭 웨지 비거리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거의 99%의 골퍼가 7번 아이언으로 골프 연습을 시작하므로 쉽게 접할 수 있는 7번 아이언 비거리를 가지고 드라이버 비거리를 계산하는 공식을 만든 것이다.


감이 오는가? 7번 아이언 비거리가 130m라면 드라이버 비거리가 200m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이론상으로 7번 아이언이 150m 나가는 골퍼는 드라이버를 240m 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왜일까? 골프 스윙이 일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클럽 비거리를 측정함으로써 내 최대 비거리를 설정하고, 설정된 최대 비거리를 목표로 연습할 수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에 비해 아이언 비거리가 적다면 아이언 스윙 연습을, 아이언 비거리에 비해 드라이버 비거리가 적다면 드라이버 스윙을 연습하면 된다. 내가 익숙하지 않은 클럽의 연습량을 늘림으로써 내가 낼 수 있는 최대 비거리를 예측하고 그 수치를 목표치로 삼아 연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비거리 클리닉을 론칭하면서 드는 생각을 정리해 봤다. 조금 두서없는 내용이지만, 누구나 알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잘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다. 내 몸에 가장 효율적인 스윙을 찾고, 그에 맞는 최대 비거리를 설정한 후 피팅과 피지컬 향상을 통해 장타자가 되길 바란다.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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