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만원으로 드라이버 탄도 조절하기

당신이 갖고 있는 드라이버의 무게 추는 몇 그램입니까

by 골프치는 한의사

큰맘 먹고 주문한 캘러웨이 엘리트 트리플 다이아몬드 9도 드라이버가 오늘 한의원으로 배송됐다. 샤프트 스펙이 적혀있지 않아 어떤 샤프트가 올지 궁금했는데, 내심 디아마나 bb를 기대했으나 스탁 샤프트가 텐세이 그린 6s인 모양이다. 텐세이 스탁 블루에 학을 띈 경험이 있는지라 텐세이 샤프트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차피 내가 사용하는 샤프트로 교체할 예정이니 크게 상관은 없었다. 비닐을 벗기고 원장실에 고이 모셔두었다가 퇴근하자마자 연습장으로 향했다. 평소 연습 루틴이 무조건 57도 웨지부터인데 오늘만큼은 드라이버가 먼저다. 기존 스텔스 1 플러스 드라이버와 비교해 본 결과, 대만족이다. 내가 매버릭 서브제로를 치면서 기대했던 결과물과 느낌, 구질을 그대로 재현해 주었다. 성공이다.


나는 드라이버를 살 때 무조건 9도 드라이버를 산다. 그리고 스탁 샤프트도 항상 60g대 스펙을 선택한다. 드라이버를 구입하면 단골 골프숍에 가서 샤프트를 교체하고 스윙웨이트를 체크한다. 그리고 무게추를 구매해 바꿔 끼운다. 드라이버를 바꿀 때마다 항상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나는 무게추를 변경할 수 없는 드라이버를 선호하지 않고, 최근 몇 년 간은 구매하지 않았다. 예전에 지인의 권유로 중고를 구매했다가 밸런스가 너무 좋아 소장하고 있는 발도 드라이버가 유일하다. 슬리브 모델이 아니라 샤프트를 교체할 수도 없는데, 다행히 꽂혀 있는 파이어 익스프레스 65s 샤프트와 궁합이 너무 좋다. 68g으로 내가 사용하는 벤투스 블루 tr 6s와 무게가 같음에도 전혀 버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좋은 샤프트임에 틀림없다. 나에게는 말이다.


오늘 엘리트 드라이버를 구매한 후에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엘리트 드라이버를 구매한 이유는 이전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트리플 다이아몬드 모델이 페이스 쪽에 무게추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 쪽과 헤드 뒤쪽에 동일한 사이즈의 무게추를 달 수 있다. 드라이버 정보를 검색해 본 결과 출시될 때는 페이스 쪽에 2g, 헤드 뒤쪽에 14g의 무게추가 장착되어 있다고 했다. 받아서 무게추를 뽑아보니 실제로 그랬다. 나는 페이스 쪽이 무거운 스펙을 선호한다. 그래서 두 무게추의 위치를 바꾸어 14g을 페이스 쪽에, 2g을 헤드 뒤쪽에 꽂은 후 연습장으로 향했다. 그 결과가 대만족이었던 거다.


난 사이드 밴딩을 잘하지 못하는 골퍼였다. 사이드 밴딩의 감각을 알게 되면서부터 드라이버 탄도 조절이 쉬워졌고 공을 띄우는데 어려움이 없어졌다. 내가 상급자용 모델을 선택하는데 두려움이 없는 이유다. 상급자 모델은 대부분 저탄도 저 스핀 모델로 설정되어 있다. 공을 잘 띄우거나 너무 떠서 고민인 골퍼를 위한 모델인 것이다. 난 그중에서도 유난히 페이스 쪽 무게가 무거운 것을 선호하는, 특별하고 특이한 골퍼에 속한다. 아마 왼손잡이 반대 스윙을 하는 골퍼라서 더 그럴 거다. 감각이라고 하는 게 다를 수밖에 없으니.


티높이를 40mm, 45mm, 50mm로 다르게 설정해 드라이버를 쳐봤다. 동일하게 헤드 위쪽에 공이 맞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탄도는 사이드 밴딩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답은 간단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엘리트 드라이버 무게추를 검색해 9g짜리 호환 무게추를 구입했다. 14g을 9g으로 교체하면 헤드가 덜 떨어지면서 페이스 중심에 공이 맞게 될 거다. 10g이 있으면 좋은데 9g이라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상관없다. 느낌이 중요하니까.


감을 잡았는가? 단돈 만원으로 드라이버 탄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무게추를 교체하는 것이다. 헤드 뒤쪽이 무거우면 헤드 페이스가 상대적으로 위로 뜨게 되고, 나처럼 페이스를 무겁게 하면 페이스가 아래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발사 각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스윙을 크게 교정하지 않아도 헤드 뒤쪽을 무겁게 하는 것으로 발사각을 높일 수 있다. 똑같은 스윙으로 탄도를 더 높이 띄울 수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핑이다.


핑이 g425 드라이버를 출시하면서부터 유튜브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드라이버마다 무게추의 무게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나도 g425 드라이버를 구매했었기 때문에 주변 지인들의 드라이버를 나와 비교해 본 결과 실제로 드라이버마다 무게추의 무게가 달랐다. 그리고 무게추의 무게는 다른 브랜드의 무게추보다 월등하게 무겁게 세팅되어 있었다. 핑의 드라이버는 대부분 헤드 뒤쪽에 무게추가 위치한다. 무겁게 할수록 탄도가 높게 떠서 비거리를 늘리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나는 g425 드라이버를 구매할 때 일반 맥스 모델에 핑 투어 173-65s 특주 샤프트를 주문했었는데, 특주 샤프트는 무게추가 더 무겁게 세팅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실제로 핑 일반 모델의 무게 추는 12~14g, 내가 주문한 드라이버의 무게 추는 23g이었다. 말도 안 되는 무게다. 이번에 구입한 엘리트 드라이버의 선수용 모델인 트리플 다이아몬드 모델에 장착된 무게추가 14g이고, 일반 모델에는 8g의 무게추가 꽂혀 있다. 핑이라는 브랜드가 어떤 시도를 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핑은 야심이 가득하다. 올해 출시한 모델은 심지어 샤프트의 길이가 0.25인치 더 길다. 조금이라도 일반 골퍼의 비거리를 더 보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게 눈에 보인다. 눈속임일지 진심일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당신이 가지고 있는 메이저 브랜드의 드라이버는 대부분 무게추를 교체할 수 있는 모델이다. 우선 연습장이나 필드에서 드라이버를 휘둘러보고 페이스의 어느 부분에 공이 주로 맞는지를 체크해 보라. 그리고 당신의 드라이버 탄도를 분석해 보라. 탄도가 너무 높다면 무게추를 조금 더 가벼운 것으로, 탄도가 너무 낮다면 무게추를 조금 더 무거운 것으로 교체해 보길 권한다. 대부분의 무게 추는 배송비를 포함해 만원 남짓이다. 무게추를 선택할 때는 지금 달려 있는 무게추의 무게를 확인한 뒤 4g 단위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4g이 넘어가게 되면 헤드 무게감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보통은 4g 단위가 가장 좋다. 내가 10g 무게추를 원한 이유이기도 하다.


무게추를 교체하면 스윙웨이트가 달라진다. 4g 단위로 한 포인트가 달라지는데, 스윙웨이트에 민감하지 않다면 크게 문제는 없다. 지금 치고 있는 드라이버의 스윙웨이트를 알고 있다면 당신은 주변 골퍼에 비해 장비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편에 속한다. 나는 내 클럽의 스윙웨이트를 거의 다 알고 있는데, 내가 스윙웨이트에 굉장히 민감한 골퍼이기 때문이다. 나는 상급자용 모델에 60g대 샤프트만 사용하면서 스윙웨이트는 가급적 D2를 넘기지 않으려고 용을 쓰는 골퍼다. 불가능한 이야기고, 변태적인 세팅이다. 그런데 어쩌겠나. 그것이 내가 가장 편하고, 가장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스펙인 것을. 페이스 쪽에 무게추를 더하는 선택도 선수들도 잘하지 않는 방법이다. 몇 년 동안 안 맞는 드라이버를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온몸 비틀기를 한 결과물 아니겠는가. 누군가 내게 손가락질을 해도 상관없다. 내게는 가장 좋은 드라이버니까.


금요일에 무게추가 배송되면 교체하고, 토요일에 샤프트를 교체하면 드라이버 세팅이 끝난다. 샤프트 무게가 더 무겁기 때문에 스윙웨이트가 달라지면 무게추를 또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경험상 9g이 맞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어쩌면 14g을 그대로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느낌이 가장 중요하니까. 안되면 만원을 더 쓸 용의는 있다. 이번 드라이버 세팅이 끝나면 최소 5년은 이 드라이버만 사용할 생각이다. 아, 샤프트는 봐둔 게 있어서 한번 바꾸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드날리 블랙 6s가 왜 이리 이쁘고 좋아 보이던지. 장바구니에 담아둔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오늘 일본 직구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검색을 해볼 참이다.


봄이다. 시즌이 시작되고, 장비병도 슬슬 고개를 드는 참이다. 다행히 올해는 드라이버와 48도 웨지 하나로 장비 기변은 끝날 거 같다. 아, 5번 우드가 있었나. 20도 유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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