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골프공을 쓸수록 당신의 슬라이스가 심해지는 이유

골프공을 고르는 기준은 정말 헤드스피드일까

by 골프치는 한의사

골프용품을 만드는 회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품목은 무엇일까.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퍼터? 기능성 골프웨어? 골프화? 모두 아니다.

골프용품을 만드는 회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또 가장 만들고 싶어 하는 품목은 바로 골프공이다.


골프 시장의 성장과 개발 기술의 경쟁을 통해 많은 골프 회사가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COVID-19 유행이 끝난 이후 골프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고는 해도 골프는 이미 대중화된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으며, 골프 용품 시장 또한 계속된 성장세에 있다. 그중에서도 골프 용품 회사가 가장 우위를 점하고 싶어 하는 품목이 골프공이다. 골프공은 골프를 즐기기 위한 대표적인 소모품이다. 공 하나로 18홀을 마칠 수 있는 골퍼는 극히 드물다. 대회에 출전하는 프로조차도 캐디백에 골프공을 최소 3개 이상은 넣어 다닐 정도다. 심지어 18홀을 공 하나로 마쳤다고 해도 그 공은 이미 수명을 다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음 라운드에는 새 골프공을 꺼내 사용해야 한다. 나도 드라이버 슬라이스가 심했을 때는 항상 캐디백에 한 다스의 골프공을 넣어 다니곤 했었다. 골프공 시장은 골프 용품 중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필드에서의 골프가 지속되는 한 꾸준한 소모품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많은 회사에서 다양한 골프공을 출시하고 판매하고 있다. 골프연습장에서 사용하는 1피스부터 최대 5피스까지 골프공을 만드는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 왔고 더 좋은 성능의 골프공을 만들려는 노력은 지속되어 왔다. 모든 골퍼의 바람은 한결같다. 드라이버 티샷은 탄성이 높고 백스핀이 적어 런이 많을수록 좋다. 아이언 샷은 백스핀이 많아 탄도가 높고 그린에 떨어져 구르지 않을수록 좋다. 웨지샷은 의도한 만큼의 백스핀으로 띄워서 핀 옆에 세우거나 굴러서 홀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퍼팅은 공의 중심이 일정하고 구름이 좋을수록 인기가 많을 것이다.


좋은 골프공의 기준은 탄성과 백스핀이다. 그래서 표면은 딱딱하면서도 페이스에 닿았을 때 부드러워야 하고, 공의 안쪽은 강한 힘으로 타격했을 때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충분한 탄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타격하는 강도에 따라 공의 충격 부위가 결정되고 골프공은 그에 반응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골프공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는 앞서 글을 쓴 적이 있다. 골프공에 대한 글을 다시 쓰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얼마 전에 읽은 기사 때문이었다. 골프공의 선택은 골퍼의 핸디캡이나 헤드스피드와 관계가 없으며, 2피스나 3피스 등의 공의 형태는 타구감에 영향을 줄 뿐이라고 한다. 그 예로 남자 아마추어와 헤드스피드가 비슷한 여자 프로 골퍼가 3피스나 4피스의 공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기자가 과연 골프를 친 적은 있는지 궁금해졌다. 골프전문기자는 고사하고 골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사를 쓸 수 있다는 말인가.


골프공을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헤드스피드이다. 그리고 그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바로 그 골프공을 판매하는 회사의 담당자이다. 타이거 우즈볼로 유명한 B사의 공 리스트를 보면 드라이버 헤드스피드에 따라 자사의 공을 선택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골프공을 구입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제시한 가이드가 아니라, 골프공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가 제시한 가이드라는 것이다.


골프공의 가격은 2피스와 4, 5피스의 가격이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 2피스와 4피스 골프공의 차이가 단지 타구감일 뿐이라면 왜 제조사에서 아마추어가 달성할 수 없는 헤드스피드를 기준으로 골프공 가이드를 제시하겠는가? 그것은 오히려 골프에 처음 입문하는 골퍼가 부드럽고 멋진 타구감을 느낄 수 없도록 하는 차별이 아닌가? 오히려 골프에 처음 입문하는 골퍼일수록 좋은 골프공을 사용해 더 나은 퍼포먼스를 만들어내고 멋진 타구감으로 골프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고가의 골프공을 사용하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말이다. 골린이는 골프공을 많이 사용하니 골퍼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저가의 2피스 입문용 골프공을 권하는 거라고? 세상에 어떤 제조사가 골퍼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선택은 골퍼의 몫이지 제조사의 몫이 아니다.


헤드스피드에 따라 골프공을 선택하도록 가이드를 만들어 놓은 것은 해당 골프스피드를 가진 골퍼가 의도에 맞는 골프공을 사용했을 때 가장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타이거 우즈가 사용하는 골프공이라 하더라도, 안쪽의 탄성이 있는 부위까지 강하게 타격할 수 없는 골퍼라면 비싼 골프공을 사용하는 의미가 없다. 오히려 표면이 얇아 조금만 강하게 타격해도 탄성 부위를 가격할 수 이는 2피스 골프공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데 유리할 것이다. 나도 2피스 골프공을 사용하면 3피스를 사용할 때보다 5-10미터 아이언 거리가 더 나간다. 파3가 유독 긴 골프장에 갈 때면 2피스 골프공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비거리가 그리 길지 않은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제 결정적인 이야기를 할 때다. 여자 프로들이 왜 빠르지 않은 헤드스피드에도 3피스 골프공을 사용하는지 아는가? 그것은 숏게임의 백스핀을 충분히 사용하고 싶어서이다. 2피스 골프공은 탄성 부위가 얕기 때문에 아이언이나 웨지샷을 할 때도 탄성 부위가 가격 되어 원하는 백스핀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핸디캡이 낮아질수록 숏게임과 어프로치, 즉 그린 근처에서의 플레이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든 골퍼가 아는 사실이다. 탄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그린 근처에서 자유자재로 백스핀을 조절해 샷을 핀에 가까이 붙이거나 바로 핀을 공략하는 것이 프로라면 당연한 것이다. 타구감 때문이라고?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좋은 타구감 때문에 특정 골프공을 사용하는 한가한 프로는 이 세상에 없다. 2피스와 3피스의 차이를 단순히 탄성 부위의 깊이 차이로 인한 비거리 차이로만 생각하니 그렇게 단편적이고 반쪽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기사가 나오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는 걸러져야 한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나는 3피스의 골프공을 사용하고 있다. 골프공을 선택할 때는 다양한 제조사의 공을 사용해 보고 타감과 퍼포먼스를 고려해 내게 맞는 최적의 골프공을 찾아 그 브랜드의 제품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같은 3피스라 하더라도 표면의 소재나 딤플, 사용하는 클럽과의 궁합이나 주로 사용하는 샷의 유형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타구감은 너무 좋은데 샷의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브랜드의 공도 있다. 잘 맞았다 싶은데 OB가 나거나 그린에 미치지 못하는 짧은 샷이 자꾸 나온다면 당신은 그 공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겠는가?


골프를 처음 접하는 골린이나 일명 백돌이라 불리는 하이 핸디캐퍼도 3피스의 공을 사용할 수 있다. 분명히 말한다. 사용해도 된다. 장단점을 분명히 안다면 말이다.

비거리가 너무 짧지 않은 골퍼라면 처음부터 3피스를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비거리에 예민한 골퍼라면 비거리 증가에 유리한 2피스 골프공을 꼭 사용해 보기를 권한다. 3피스를 사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 골퍼는 단 한 부류다. 유독 드라이버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골퍼다. 3피스에서 5피스로 진행할수록 스핀에 민감해지고 그것이 그린 근처 플레이의 장점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사실이 유감스럽게도 드라이버 슬라이스가 심한 골퍼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 백스핀뿐만 아니라 사이드 스핀 또한 증폭되어 버리는 것이다. 2피스일 때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던 사이드스핀이 3피스나 4피스의 고가 골프공을 사용할수록 점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안 나갈 공이 나가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3피스를 사용하면 슬라이스로 OB가 나는 골퍼가 2피스를 사용하면 슬라이스가 줄면서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는 경험을 심심찮게 할 수 있다. 그린 근처에서의 백스핀을 조금만 포기한다면, 티샷 OB로 인한 투벌타를 줄일 수 있으니 2피스를 사용하는 것이 스코어와 골퍼의 사기에도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


골프공을 선택하는 기준은 헤드스피드에 의한 비거리나 부드러운 타구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골퍼의 핸디캡과 샷의 구질, 웨지샷의 유형에 따라 그에 맞는 골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성향에 맞다면 타이거 우즈만큼의 헤드스피드가 없더라도 타이거 우즈볼을 사용해 라운드를 치를 수 있다. 슬라이스가 심하다면 2피스 공을 사용해 티샷 스트레스를 줄여보자. 비거리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그린 근처의 마술사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5피스의 골프공을 사용할 것이다. 선택에 필요한 모든 정보는 제공했다. 결정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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