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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천개 Apr 03. 2019

좋은 제품이 잘팔린다Vs.잘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다

feat. BMW 5 시리즈

'좋은 제품이 잘 팔리냐' 혹은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냐'

 항상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대목입니다.


저는 사업가의 입장이므로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다'라고 단호하게 답을 내립니다. 사업가는 이윤을 추구해야 합니다. 따라서 돈이 되는 아이템을 보유해야 합니다. 이윤이 남아야 사업의 지속은 물론 고객에게 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정상적인 사업이고 여기서 이윤이 남는다면 사업가도 좋고 고객에게도 좋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무리 성능이 좋고 훌륭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은 이윤이 남지 않으므로 좋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이 글을 통해 좋은 제품에 대한 정의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간단히 자동차를 예로 들겠습니다. 


BMW 5 시리즈 라인업을 보면 대략 520, 530, 540, 550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높은 출력과 옵션을 자랑합니다. 같은 5 시리즈이지만 최대 2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BMW 홍보하고 있습니다^^; 위 모델들 중 BMW를 먹여 살리는 모델은 무엇일까요. 단연 520d 모델입니다. 4기 통이지만 괜찮은 출력과 연비를 갖췄습니다. 무엇보다 값이 가장 저렴(?)합니다. 실제 판매량도 한 달에 700~800대 수준입니다.(2018년 기준)  벤츠에서는 E클래스 220d 모델이 520d 같은 효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잘 팔리는 것이 좋은 제품인지, 좋은 제품이 잘 팔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520d 모델이 총 793대 팔릴 동안 성능이 월등히 좋은 530d모델은 2대만 팔렸습니다. 하나의 모델이 1천 개 팔리는 동안 3개도 팔리지 않는 수준입니다. 출력과 옵션 모두에서 좋은 제품인데 왜 판매량은 저조한 것일까?


5 시리즈 구매자 전체에게 물어봐야 판매량이 왜 이렇게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지 이유를 밝힐 수 있지만 대략 '이 정도의 차에 이 정도는 투자할만하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합니다. 대다수 구매자들은 520d를 선호한다는 사실 그리고 530d모델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은 명확해 보입니다.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520d 산다라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도 힘듭니다. 


530d모델을 구매한 2명은 성능에는 만족하겠지만 나중에 중고로 되팔 때는 찾는 사람이 없어서 처음 구매한 값에 비해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 팔리는 값은 520d 모델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를 살 때 자신이 구매하고 싶은 차량을 사는 게 최우선이지만 차를 구매했을 때의 만족도가 과연 몇 달이나 갈지 생각해본다면(보통 한두 달 정도만 흔히 이야기하는 감성을 느낀다) 나중에 중고로 다시 팔 때도 고려해야 할 겁니다. 520d는 많이 팔리는 만큼 중고시장에서의 인기도 높아서 530d만큼의 감가 없이 판매도 수월하게 이뤄집니다. 사람들이 520d를 두루 많이 사는 이유일 겁니다. 


그렇다면 제조사인 BMW입장에서 보면 520d와 530d 중 어떤 모델이 좋은 제품일까요? 당연히 520d 모델이겠지요. 디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히고 유럽에서도 디젤 모델의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자인 BMW입장에서 520d 모델을 나쁜 제품이라고 여 길일은 없어 보입니다.


여기서 좋은 제품의 정의를 생각하자면, 소수보다는 다수에게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입니다. 즉 잘 팔리는 제품이 응당 좋은 제품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단, 이 논의에서 빠진 게 있다면 마진 개념이겠지요. 520d 모델 700대를 판매하여 남는 마진보다 530d 모델 2대 판매하여 남는 마진이 클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만,

1개를 팔아서 1백만 원 남는 제품과 100개를 팔아서 100만 원 남는 제품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전문성을 갖춘) 개인 사업가라면 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소득면에서 단연 유리합니다. 이 때는 성능이 좋은 제품이 유리합니다. 100명에게 100개를 파는 것과 1명에게 1개를 파는 것의 서비스 차이는 안 봐도 뻔합니다. 1명에게만 잘하면 되니까 서비스의 질이나 집중도가 크게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개인 사업가의 입장에서도 좋은 제품은 마찬가지로 잘 팔리는 제품입니다.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1백만 원 이상의 큰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은 많지 않고, 당장 자신도 1백만 원 받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경우도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사업적 측면에서 결론은,

좋은 제품이 잘 팔린다가 아니라,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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