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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d프로 Apr 14. 2020

최전방 스타트업 근무의 장단점

돈을 포기하고 경험을 샀을 때


맨 처음 스타트업에 합류했을 당시에 회사는

사업자 등록도 하기 직전의 회사였으며 돈도 줄 수 없다고 했다.

대신 스톡옵션을 제공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오랜 기간 함께할 생각도 없었기에 스톡옵션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었고

경험해 보자 는 생각으로 일을 했었다.




스톡옵션이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 수량의 자기 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

(두산백과)라고 나와있다.




현재 회사에서는 인건비를 댈 돈이 없으니, 함께 합류하는 멤버들과 회사 지분을 나눠갖는 형식이다.

그때 만난 대표님께서는 IT 쪽 회사를 만들길 원하셨는데, 모바일 앱을 만들어서 대박을 쳐서 내가 받은 스톡을 돈으로 받는다? 너무 머나먼 이야기 같았다. 나는 그때 당시에 당장 돈이 필요하거나 경험이 필요했기에, 주면 좋고 아니면 경험을 얻자 정도로 타협하고 다녔다.


물론 회사에는... 계약서는 잠시 보류하자고... 했다. (내키지 않았던 거 같다.)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아서 나름 사무실도 있고, 괜찮았지만,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열정 페이를 하려고 하고 있자니 여간 마음이 힘든 것이 아니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내가 가장 잘하는 분야를 해볼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누가 그랬다 스타트업은 최전방에 있다고.

정말 바닥부터 시작한 그 회사는 4명이서 모든 걸 만들어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디자이너가 투자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고 개발자가 기획과 마케팅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했다.

처음 디자이너로 투입되었던 나는 가장 잘하는 분야는 UX 기획 쪽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라는 명칭을 달았다는 이유로

각종 광고디자인, 명함 디자인 등등 온갖 어도비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써야 하는 것들은

모두 일이 나에게 던져졌다.


물론 살면서 광고, 시각디자인을 해봤느냐. 해본 적이 없었다.


명함 디자인 특히 출판 디자인은 해본 적이 었어서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파일 만드는데만 2일을 걸려서 명함을 하나하나 만들어냈었다.

또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광고를 올려야 하는데 사이즈도 몰라서 우왕좌왕... 광고를 클릭해서 들어갈 회사 홈페이지가 없어서 새로 랜딩페이지를 몇 개 파서 개발자와 작업해서 만들어 냈었다.



내 분야는 아니지만 한번 경험해 봄으로써 나에게 스킬 하나는 더 생긴 셈이라 재미있었다.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값진 것들이다.



정말 주도적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는 반면에, 그

런 다양성이 싫다면, 한분 야만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도전적인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견뎌내는 것은 물론 시도조차 하지 못할 일일 것 같다.



나는 다양한 분야를 궁금해하는 스타일이라 이런저런 것들을 다 경험해보자는 취지였기 때문에 재밌기도 하였지만 스타트업 특성상 정말 다양해서 좋을 수도 있지만 다양한 일을 해서 힘에 겹고 화가 날 때도 많기 때문에 본인이 스타트업과 잘 맞는지 스스로 판단해서 뛰어들어야 할 것 같다.






정말 현실적으로 먹고 사는 것이 힘들었다면,

업무적으로 힘든 게 있다면,

사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누군가가 이끌어 주는 사람이 없고 모든 것을 혼자 헤쳐나가야 할 때.

열심히 하긴 했지만 이게 맞는지 좋은 건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안 갈 때... 그 순간이 가장 막막하다.




지금 다시 그때 했던 일들을 보니... 엉망진창인 것도 많고

참... 혼자서도 잘 헤쳐나갔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작업도 있다.

몰라서 더 많이 검색하고 물어봐야만 했고.

물어볼 곳 조차 없어서 되는대로 그냥 때려 넣었던 적도 있다.


스타트업에서의 일은 이런 식으로 되든 안되든 해보면서 스킬이 늘어가고

발전해 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는 사수가 있어서 사수라는 존재가 너무 고맙다.

대신하고 싶은 대로 못할 때도 있거나 간섭을 받을 때가 종종 있긴 하지만

이끌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것이다 라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의 일을 해보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스타트업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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