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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d프로 Apr 15. 2020

스타트업의 업무방식, 체계가 없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빠르다가 느렸다가



스타트업의 업무방식, 체계가 없다?





스타트업에서의 업무방식은 대체적으로 " 체계가 없다 "라고들 한다. 정말 이 말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체계가 없기 때문에 매우 일에 두서가 없고, 제대로 일에 대한 확실한 설명이나 자료를 전달받지 못한 채 거친 표면의 상태에서 일을 헤쳐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을 하다가 모자란 자료를 요청하기도 하고, 제대로 이해가 안 간 부분은 전달한 사람에게 몇 번이고 다시 가서 물어보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제대로 미팅을 가지지 못한 채 일을 받기도 하며, 앞사람이 일을 제대로 미처 마치지 못한 채 일이 떠넘겨서 오기도 한다. 만창진창의 상태라도 찰떡같이 해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정말 잘해야 하는 경우지만 인력이 부족하거나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없어서 고도화를 못 시키는 경우도 발생한다.



웹디자인을 하는 디자인의 업무를 예를 들어서 이야기해보자면, 업무를 받을 때에'홈페이지 랜딩 페이지를 이런 컬러로 이런 식으로 한 장 오늘 오후 5시까지 뽑아주세요. 할 수 있겠죠?'라고 전해받았다고 치자. 그런데 그 안에 들어갈 에셋이나, 링크, 또는 이런 컬러에서의 그 컬러나 이런식의로에서의 그 이런 식이 뭔지는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아주 꼼꼼한 사람은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주 두리뭉실하게 설명을 하는 중이다. 나열한 것들 중에 반은 전달이 될 수도 있고 90프로는 되었지만 10프로의 중요한 것이 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게 되면 업무를 전달한 사람이 대표라 할지라도, 업무를 하다가도 대표님 방문을 수십 번 두들기게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랜딩페이지의 완성도이다. 한 장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정말 열심히 랜딩페이지를 디자이너가 뽑아서 갖다 주면, '어 이 정도까지 할필욘 없는데~ 그저 피피티에 들어갈 한 장이 필요했던 건데요~'라고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업무를 주면서 어떤 곳이 쓰일지, 얼마만큼의 퀄리티를 뽑아낼지에 대한 정확한 목적에 대해 설명을 미처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안 거나한 경우가 아주 많다. 혹시 알더라도, 스타트업 특성상 일에 유연성이 매우 높으므로 설사 그 랜딩페이지를 진짜로 웹사이트 용으로 넣으려고 지시를 했다고 하더라도, 완성할 쯤에는 웹사이트에 일단 넣지 말고 사업계획서에 넣어서 투자자들에게 먼저 일단 설명하자! 쪽으로 생각이 굳혀졌다면 몇 시간 만에도 휙휙 쓰임이 바뀌는 곳이 스타트업이라는 생태계이다. 이런 부분에서 '체계가 없다'라는 부분에서 공감한다.



'체계가 없다'는 말은 업무를 하면서 힘든 구석도 많지만 체계가 없기 때문에 장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불필요한 서류 작업을 한다거나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거나 미팅을 거치지 않고 바로바로 일을 처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르는 것이나 애매한 것이 있다면 바로 대표님 방문을 두들길 수도 있고, 업무를 하다가 내용적으로나 양적으로 누락된 부분이 있으면 알아서 채워 넣어가며 일하기 때문에 때로는 체계가 없다는 것은 시간을 절약해주는 부분이 있다.



크게 비교를 하자면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상사에게 보고하기 위해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전달하는데 프로젝트를 하는데 소비하는 시간 못지않게 보낸다. 업무를 잘 들여다보면 반이상은 거대한 조직에서 사람들이 협업을 하기 때문에 의사전달을 위해서 서로서로 룰을 지켜가면서 소통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 어떻게 소통을 해가면서 프로젝트를 진행 해나 갈 것인가에 대해서 시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 규모가 아주 작고, 인원 또한 작기 때문에 협업과 의사소통에 관해서 걱정하거나 피피티를 만들어 따로 발표하거나 하는 시간은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바로 옆사람에게 질문하고 피드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별로다 싶으면 다시 하고 아니다 싶으면 엎고 다시 하면 되는 곳이 스타트업이다. 이게 스타트업만의 체계 아닌 체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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