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루지
몸 안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날 때를 알 수 있는 신호가 있다.
얼굴에 돋아나는 뾰루지라던지, 속이 쓰리다거나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잘게 인다던지....
얼마 전까지 얼굴에 마구 올라오는 피부의 반란으로 입술과 턱 사이에 왕 뾰루지가 자리해 있었다.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아서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컨디션이 나빠서였을까?
스팟 패치도 붙여보고, 약도 발라봤지만 잔뜩 성이나 빨갛게 달아오른 부위는 사그라들 줄을 몰랐다.
5년째가 되는 중심정맥관 교체를 위해 일주일간 입원한 동안에도 존재감을 뽐내는 뾰루지가 내심 신경 쓰여 만지작 댔다.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피부 때문에 협진 의뢰로 본 피부과에서 참지 못하고 뾰루지 이야기까지 하고 약을 받아왔다.
톡, 톡, 톡.
가라앉아라. 없어져라.
나이라는 숫자에 1이 더해질수록 낫는 게 더뎌지는구나 라는 인체의 신비를 체감한다.
한 달이 되자 마침내 가라앉아 옅은 흔적만이 자리하고 있다.
화장하면 거의 티가 나지 않긴 하지만 흔적은 그 자리에 존재했음을 분명히 알게 한다.
옅고 강한 존재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