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속도

플레이리스트의 속도 - 오늘의 나에게 구름과 떠나는 여행

by 녕이담

수없이 스쳐가는 삶의 시간 속에서 차지하는 몇 분.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하며 보낼까?


오늘도 헤드폰을 끼고 지하철을 탄다.


그 속에는 나 말고도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끼고 있는 이들이 많다.


누군가는 짧은 영상을.

누군가는 보지 못했던 드라마를.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개그 프로그램을.

또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는다.


퇴근 시간.

온몸이 잔뜩 끼어 틈새 없이 밀어 넣는 지하철 안.

그 한편에 함께 구겨진 나의 귀를 타고 들어오는 플레이리스트 속 가사들.



석양진 노을, 빛나는 이 밤

작은 두근거림 점점 더 커져가

고독의 끝자락에 홀로 서 있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내게

차갑게 얼어붙은 침묵 속에서

네 따스한 속삭임, 날 잡아준 목소리


서툴게 손을 대면 사라질까 겁을 낸 아이야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 약속의 단어를 만들자

네 슬픔이 담긴 눈물이 비라면

기꺼이 적셔 다 가져갈게

새하얀 네 마음이 검게 물들지 않도록

시작의 그날처럼


떠나자 저 하늘 위로

나를 믿고

I fly 맘 이끄는 곳에

I fly 나를 믿어

단 한 번뿐인 이 순간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거야

가장 살고 싶은 하루를 살아

다신 없을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지하철 입구에서 창 밖의 풍경이 보인다.


한강 빨간 해가 은은하게 물들여가는 광경이.


참 평화롭고 자유로운 광경 속에서,

현실의 나는 옴짝달싹 못한 채 사람과 무더위의 열기가 가득한 열차 안.


옆 사람의 끈적임과 숨도 제대로 내뱉기 힘들어하는 이 상황의 괴리가 어쩐지 아연했다.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다시 올려다본 하늘과 구름은 참 평화롭기도 하지.


문득, 언제부터 이리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던가 기억해보려 했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유와는 거리가 먼 일상의 이 속도에서 들려오던 예쁜 목소리.

잠시간 나만의 자유를 선사해 준 동갑내기 나의 아티스트에게 감사함을 전해본다.



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