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속도

by 녕이담

지난 한 주간 비가 얼마나 왔는지

세포 마디마디가 축축하고 눅눅함이 가득한

습기로 꽉꽉 채워진 기분이 들었다.


마침 이런저런 자잘한 일정들이 예정되어 있어 있었는데,

바깥을 나설 때마다 우산이 내 팔 한구석에 부착된 듯

매달려 있는 채로 늘 함께했다.


나이가 한 살 먹을수록 늘어가는 대학병원의 다분과 진료를 볼 때도.

언니랑 나들이 가고 싶다고 모인 동생들과의 시간을 보낼 때도.

고장 난 손목을 위해 물리치료를 하러 갈 때도.

먹거리 장을 보러 갈 때도.


한 주간 내내 손에 걸리거나 들린 채로 쏟아지는 비 속을 헤치며 걸어가다가

'그래, 여름이 원래 이런 계절이었지'

그런 생각을 했다.


뜨거운 태양이 죽을 듯이 타오르다가도

모든 것이 잠겨 휩쓸려 버릴 듯 비가 쏟아지고,

우르르 천둥과 번개가 번쩍거리며

세상에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잠잠해진다.


비가 올 때 그 축축함으로 인해

그다지 좋아하는 날씨는 아니지만,

가끔 창밖으로 젖어든 세상을 보고 있으면

여러 감정이 느껴지게 된다.


다만 그것이 자연의 힘의 일부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나 자신에 대한 것인지.


맑게 개인 일요일의 하늘이 지나고

다시 월요일 아침에 내린 비에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아침과는 달리 지하철에서 내려 바라본 서울의 하늘은

너무나도 푸르렀고, 바람을 따라 흘러가는 구름은

일정한 속도로 자신의 길을 나아가고 있었다.


이날 나의 속도는 이 구름과 같았을까?


오늘도 지하철 속에서 두둥실 자신의 속도로 나아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해본다.






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