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빨래

by 녕이담

평일에 빨래를 하는건 어쩐지 어렵다.


공동체 삶을 위해서는 너무 이른 시간이어도, 늦은 시간이어도 민폐가 되기 마련이니까.


한 주간 모아둔 빨래는 세탁기에 넣는다.

평일에 입고 나갈 히트택은 꼭 빨아야 한다.

지금은 한겨울이라 너무 춥고 나는 추위를 많이 타니까.


옷과 양말을 넣고 세제를 넣었다.

돌아가는 세탁기를 다시 들여다보니 조금 부족해보여 세제를 조금 더 넣어줬다.


덜덜덜덜 온몸을 흔들어대는 통돌이 세탁기에게 잠시 고마움을 표해본다.


시간이 지나 한 코스가 끝나고, 섬유 유연제 투입을 위해 2차 세탁을 시작한다.

한차례 헹굼이 끝난 후 좋은 향기를 풍기는 유연제를 넣으며 '부드러워져라, 향기로워져라' 주문을 외운다.


빨래가 끝났다고 노래를 부르는 세탁기의 속을 전부 긁어 비워준다.

탁탁 털어 펴낸 옷을 옷걸이에 걸쳐 집 안 곳곳에 걸어두면 좋은 향기가 퍼져나간다.

건조하던 집안이 촉촉하고 향기로움으로 가득하다.


전기 장판을 켜둔 이불 속에 들어가 빨래가 마르면 어떤 옷을 입을까 생각해본다.

내일은 많이 춥다니까 히트택 바지는 두겹으로 입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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