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로그인 지옥

by 녕이담

새 휴대폰을 샀다.


4년 정도 쓴 기존 휴대폰은 비울 수 없는 창고처럼

가득 차버려서 더는 저장 할 공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고물가 시대.

다달이 나가는 대출금, 적금, 병원비에 이미 휘청일 지경이었지만-다행히도 3년짜리 적금 하나가 만기 된 것이었다.


석 달 전 즈음부터 새 휴대폰을 사고 싶은 마음에

검색창만 왔다 갔다 내내 맴돌았으나 이참에 큰 맘먹고 결정한 것이었다.


이번에도 좀 더 오래 쓰길 바라 큰 용량으로 선택했다.

살까 말까 망설였던 접히는 휴대폰은 확실히 가볍고, 손안에 쏙 들어와 손목에 무리도 줄어들 듯하다.


기존 휴대폰에서 사용하던 앱과 데이터를 옮기고 나자

본격적인 작업 시작 문이 열렸다.


앱마다 계정 연결, 로그인과 인증 지옥 문이 말이다.


자주 쓰는 앱 위주로 연결을 이어가고 파일을 옮기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얼 그리 쌓고 싶었던 거냐고.


추억? 흔적? 기억? 시간?

뭐가 되었던 한 인간의 삶에서 차곡차곡 쌓은 4년의 시간이 어떤 결로 남아 새겨질지 모르겠다고.





작가의 이전글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