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는 너, 절기
입춘이 지났다.
절기를 환영한다는 듯이 반짝 세상을 녹이던 추위는
다시 기승을 부린다.
봄을 기대하는 마음에게 눈치도 없이.
손가락을 꽝꽝 얼리는 추위가 원망스러워 괜스레 눈초리가 가늘어진다.
마스크 안은 숨결에 물방울이 맺힌다.
아직 따스함을 기대하기에 추위는 조금 더 길어질 듯하다.
에라이, 교복처럼 입는 패딩에 팔을 끼워 넣고 목도리를 둘둘 만 모습은
이미 둥글둥글 뚱보가 되어 굴러가기 일보 직전이다.
그럼에도 추위로 움츠러드는 몸은 벌써 방안에 고이 누운 전기장판을 떠올린다.
기다려, 내가 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