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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쿙가 May 22. 2023

북한 국적으로 라이언에어 타기

스페인 # 6 ...

2022년 9월 11일 일요일 Lautenhausen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4시 20분에 공항에 도착했다. 


라이언에어에서 공항에서 시간이 지체될 수 있으니 출국 3시간 전에 공항에 오라고 자동 이메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세 시간은 무슨. 공항이 워낙 작아서 과장 조금 더해서 출국 1시간 전에 와도 충분할 것 같았다. 2시간 20분 전에 도착했더니 보안 검색대 문이 잠겨있었고 내 비행기가 첫 비행기인지 출발 딱 2시간 전이 되니까 문이 열렸다. 


내가 거의 줄을 바로 서서 차례를 기다리지 않았던 탓에 일 분 안에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 더 신기했던 건 보안 검색대를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진짜 20초만 걸으면 공항 게이트였다는 거다.


게이트 바로 앞 의자에 앉아서 졸다가 6시쯤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화장실도 가고 줄이 줄어들 때까지 좀 더 기다렸다가 게이트에 들어가려고 보딩패스 다운받아놓은 걸 열었는데, 아 이건 또 뭔지. 노란 줄 위에 떡하니 Nordkorea (독일어로 북한)이라고 적혀있었다. 표 살 때 분명 Republic of Korea 선택해서 샀는데 왜 내 보딩 패스에 북한이 써져 있는 건지!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겠지만 저 주황색 줄 위의 글씨가 너무 어렵게 써져 있었다. R과 D의 간격이 너무 넓어서 Nordkorea가 아니라 Nor Dkorea로 읽히는 탓에 바로 못 알아봤다. 빠르고 신속하게 구글에 검색을 해보니 나처럼 국적이 북한으로 찍힌 사람들의 후기가 있었다. 어떻게 바꿨는지 설명해 주는 블로그가 있어서 다행히 패닉과 당황에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블로그를 빠르게 훑는 동안 나는 이미 게이트에서 들어가야 하는 차례가 되었고, 어쩌라는 마음가짐으로 바코드와 여권을 내밀었고, 아무 문제 없이 통과했다. 나중에 스페인에서 다시 독일로 돌아올 때도 똑같이 북한이 써져 있는 보딩패스를 내밀었는데 그때도 아무런 제재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나는 어쩌다가 북한사람이 되었으며 어째서 그냥 통과가 된 건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침 8시 20분,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무사히 도착했다. 공항에 내리니 독일과 온도부터가 달랐다. 드디어 스페인 여행 일기를 시작할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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