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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안다리 Mar 08. 2024

행함으로 보여주는..

“어, 엄마. 알았어..”


한국에 계신 어머니와 잠깐 통화를 하고 끊는데 딸아이가 물어온다. 


“엄마는 왜 아직도 외할머니한테 반말 써? 우리한테는 존댓말 하라고 하면서”


띵! 하고 한 대를 맞은 듯한 느낌이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에게 존댓말을 하도록 노력하라고 했다. 

그것이 아이들이 어른을 존중하고 예의 바르게 표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되어서 

그렇게 하도록 했는데 

딸아이가 보기에 그런 나는 아직도 어머니께 말을 놓고 있는 것이 딱 걸린 것이다. 


“어.. 이것 봐. 

엄마도 어렸을 때 존댓말 하는 연습을 하지 못했더니 아직까지도 고쳐지지가 않잖아. 

그러니까 너네처럼 어릴 때부터 존댓말을 하도록  연습하는 게 좋은 거야. 

그러니까 엄마 아빠한테 존댓말 하라는 거야. 알겠어?”


이에 아들이 훅 들어오면서 얘기한다. 


“에이 엄마도 안 하는데 우리도 안 할 거야 

그럼 엄마가 먼저 외할머니한테 존댓말 하든가! 그러면 우리도 할게”


또 한 번 띵! 하고 한 대 더 맞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존댓말 하는 버릇이 안 되어있다 보니 

지금 와서 존대를 하는 게 나한테도 너무 어색하고 힘든 부분이다. 

아이들의 말에 나는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다. 

본인은 하지도 않으면서 

“너희는 해야 해!”라고 가르치는 어른에게 

“왜? 자기도 안 하면서”라고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옳다는 것들을 강요한다. 

하지만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신념을 따르고 지켜가라고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웃기고 순응하기 어려운 법.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다시 한번 배우게 된다. 

행함으로 가르치라

말뿐이 아닌 행함으로 보여주는 성숙함

말만 잘하는 어른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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