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 가족 중에서 내가 아침에 가장 먼저 일어난다.
워낙 새벽형 인간이기도 하고 아이들 학교 가기 전에 먹일 것들도 준비해야 해서
보통 5시 반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다음으로 일찍 일어나는 것은 우리 아들!
아들은 나를 닮아 새벽형 인간이다.
그리고 남편과 딸은 똑같이 올빼미형이라서
아침에 깨우지 않으면 잘 일어나지 않아서 우리를 참 귀찮게 한다.
아들이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보면
“어! 일어났어? 잘 잤어? 좋은 꿈 꿨어?
방에 모기가 있지는 않았어?
에어컨이 너무 춥지는 않았어?”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쏟아낸다.
그러면 우리 아들은 ‘어’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퉁명스럽게 답하고 서는 소파에 눕거나 TV를 켠다.
‘엄마는 반가워서 인사하는데 왜 쟤는 저렇게 딱딱한 반응이지?’
조금 섭섭해지려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 이것이 우리 아들의 패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내 모습도 떠올랐는데
나도 아침에는 기분이 좀 다운되고 누가 말 거는 것을 싫어했었다.
학교에 도착해서 친구가 반가움에 인사를 해도
그냥 ‘어..’ 하고 조용히 대답하고는 묵묵히 책만 봤다.
그러다가 2교시가 끝난 정도가 되어야 기분이 업 되면서
먼저 다가가 말도 하고 즐겁게 친구들 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때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청소년 시기의 나처럼
우리 아들이 아침에 기분이 좀 다운되고 누가 말 거는 걸 싫어한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엔 아이가 일어나서 내려오는 것을 보아도
“일어났니?” 정도로 아는 체만 하고 그냥 조용히 내 할 일을 한다.
먹을 것을 챙겨주고 기다리다 보면 아이가 스스로 뭔가 말을 꺼내기 시작해 온다.
그러면 그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그렇게 하니 아침에 낮은 텐션으로 대화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들이 편안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른 사람에게 나는 사랑이라고 다가가지만
때로는 너무 내 방식으로만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체크해야 한다.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말하듯이 각 사람들이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주는 방식은 다르다.
그런데 내가 편한 방식으로만 상대를 사랑한다면
오히려 그 방법은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어떤 사랑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지 관찰하고
그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 주는 것은 상대방을 향한 배려이다.
나는 엄마로서 아들을 많이 사랑하고 아이가 잘 잤는지, 어떤 꿈을 꿨는지 알고 싶지만
아이가 편안해하는 방식을 관찰하고 그 스타일로 다가가기로 방법을 바꾼 것처럼.
돌아보자.
오늘 나는 어떻게 사랑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