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 •관계와 구조

by 강소영

퇴근 후

조잘조잘 대는 아이에게서 잠시 떨어져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을 앉아 있다가

씻고 나와 말했다.


“우리… 오늘 저녁은 배달 어때?

엄마가 맛있는 거 시켜줄게.”


“엄마, 저번 주 금요일부터 컵라면 치즈 떡볶이 해준다고 약속했잖아!

오늘은 꼭 그거 해줘, 응? 응?”


“… 재료가 없어.

엄마가 떡볶이 시켜줄게.”


냉장고 문을 열던 아이는

하나씩 꺼내 보여주며 말했다.


“재료 여기 다 있잖아.

파도 있고, 치즈도 있고, 어묵도 있고!

다 있잖아! 해줘!! 응? “



“알았어. 해 먹자, 해 먹어.”


순간 아이가 입에 손을 넣는 게 보였다.


“이규연! 엄마가 입에 손 넣지 말라고 했잖아!”



아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응, 알았어.”

하고는 소파로 돌아갔다.



아이는 티비를 틀었다

이내 꺼버리고

책을 보기 시작한다.


나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칼로 마늘을 다지려 누르다가,

그만 옆에 놔둔

물을 쏟아버렸다.


“아... 어떡해...“


”엄마! 왜?? 무슨 일 있어?


“웅.. 물을 쏟아버렸는데...

규연이가 수건으로 닦아줄 수 있을까?”


“알았어! 엄마 내가 도와줄게! “



그리고 아이는

‘물이 있지도 않은 곳’을

열심히 닦기 시작했다.



“규연아, 엄마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 엄마가 닦을게.”


“응, 알았어!”


아이는

흥얼거리며 다시 티비를 킨다.


”규연아. 엄마가 의자 놔줄 테니까

떡 좀 냄비에 넣는 거 도와줄래? “


”알았어! 내가 도와줄게 “


아이와 나는 떡을 같이 넣었다.


떡을 다 넣고 머뭇거리다 말했다.


“아까 엄마가 화내서 미안해.. 놀랬지..”



“괜찮아.”

아이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150도~”



떡볶이를 함께 먹으며,


“우리 아들은 참 용서를 잘하는구나.

엄마는 규연이한테 아직도 너무 미안한데…”



“엄마, 그거 알아?

10점이 되면 버럭쟁이가 돼.”


“지금 엄마 점수는 몇 점이야?”


“음… 엄마 점수는 지금 40점이야.

근데 10점이 되어서 버럭쟁이가 되면

내가 내는 문제를 풀어야 점수가 다시 올라가.”



그리고는

한입 크게 먹더니 말했다.


“엄마, 떡볶이 너무 맛있다.

엄마는 역시 우리 집 퀸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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