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멀리 갔잖아

•관계과 구조

by 강소영


아이가 하원하자마자 가방을 벗어던지며 말했다.


“엄마! 드디어 그날이 왔어 어떡해!!!

윤호 형이 놀쟤.

6시 반까지 놀아도 되지?”


“다녀와.”


6시가 되자마자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엄마 나 많이 늦을 것 같아.”


“몇 시?”


“여기 옆동네거든. 계속 가고 있어.”


아이는 그냥 전화를 끊었다.


나는 전화를 걸었다.


“규연아.”

“이규연.”

“어디야.”


아이의 거친 숨, 옷 스치는 소리, 빠르게 걷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아이들 떠드는 소리만 들렸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나 – “너 어디야.”


규연 – “여기 xx마트 앞.”


나 – “너무 멀리 갔잖아. 집에 어떻게 오려고.”


규연 – “갈 수 있어.”


나 – “지금 깜깜한데 언제 온다고. 이제 안 나가고 싶어?”


규연 – “알았어 지금 갈게.”

(멀리 형들에게) “난 엄마가 안된대! 집에 갈게!”


나 – “마트 안에 들어가 있어. 데리러 갈게.”


규연 –

“알겠어 엄마.

마트 화장실에서 문 잠그고 기다릴게. “


나 – “(운전하며) 거기서 나와서 1층에 엄마랑 국수 먹던 데 있지? 거기 앉아 있어.”


규연 – “엄마 근데 여기 와이파이가 안 돼. 게임하고 싶어 핫스팟 좀 해줘.”


나 – “엄마 폰이 여기 있는데 핫스팟을 어떻게 해.


규연 – “왜 화를 내고 그래.”


나 – “그만 말해.”


( 국수 먹으며.)


규연 – “엄마, 근데 오늘 생각한 거랑 달랐어.

어디 가는지 모르고 갔는데 집이랑 점점 멀어지니까 완전 어리둥절…!”


나 – “올 땐 어떻게 오려고 했어?”


규연 – “갈 땐 그 생각이 안 나더라.

오늘… 근데 내가 즐긴 건 아니야.

가면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처음에만 불안했어.

근데 나중엔 형이 재밌는 얘기 해주더라. 기대도 되고.

그리고 엄마가 데리러 온다니까 무서웠다가…

안심이 됐어.

왜냐하면 엄마가 전화로 살짝 화냈잖아.”


나 – “걱정되니까 그랬지.”


규연 – “사람들은 왜 걱정되면 화를 낼까?”



상봉 후 국수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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