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설명을 못하는 사람이다.

by 강소영

나는 생각하고 글 쓰는 걸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생각하기 전에 손이 먼저 가서 타자를 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생각하고 설명하면서 글을 쓰면 망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글도 아마

다른 글들과는 다른 리듬을 가질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글 쓰는 걸 해본 적이 없으나,

나의 글 쓰는 방법을 설명하려면

이 두 가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각하며, 설명하며, 글 쓰는 것.


고로 이 글은 망한 글이 될 것이다.

그래도 시도는 해보고 싶다.



나는 글이건 말이건

설명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힌다.


생각은 이미 결론에 도달해 있는데,

그걸 말이나 글로 풀자 하면

말문이 턱 막힌다.


그래서 그냥 다짜고짜

결론이나 한 단어만 툭 던진다.


그리고 상대가 못 알아듣기라도 하면

‘그걸 왜 못 알아듣지?’ 하며 답답해한다.


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순서 논리 감정 결론

이 순서로 글을 쓴다.


그런데 나는

장면 느낌 공기 결 한 문장

이 순서로 쓴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GPT가 정리해 준 거다.

나도 무슨 말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냥 나는,

장면을 통째로 머릿속에 넣어놨다가

그 장면과 대사를 글로 꺼내는 식이다.


예를 들면 오늘.

뷔페 갔다가 규연이가 한 말.


“시원했어. 아이스크림.

내가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어봤잖아!

너무 잘 만들어가지고

내가 아이스크림 장사를 해야 하나?!

간판은… 엄청 맛있는

아이스크림! 먹어보면 우와~”


이런 말을 할 때의

기분, 공기, 표정, 장면을 떠올리면서

그대로 글로 옮겨 적는다.



그러니까,

나는 설명은 못하지만

장면과 대사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작가의 이전글너무 멀리 갔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