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대상 B2C 코칭 서비스 회사를 만드는 게 어때요?"
2 년 전, 대기업 전략기획실에서 일하는 후배의 진지한 제안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코웃음쳤다.
"내가? 회사를?"
나는 회사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기대를 갖고 들어간 회사는 곧 실망을 안겨줬다. 그럴 때마다 탈출하듯이 이직했다.
덕분에 벤처, 중소기업, 대기업, 공공기관을 두루 걸친 경험을 갖게 되어 여러 회사에서 강연하거나 알음알음 찾아오는 직장인을 상담할 때 도움되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 혼자 움직이는 특강과 상담일뿐. 회사라는 틀을 세워서 조직적으로 코칭 서비스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여러 회사에 자문해준 경험은 많지만 내가 직접 회사를 경영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무슨 부귀영화를 바라고......'
무엇보다 내가 싫어했던 조직이라는 것을 내 손으로 만들어 일하며 돈벌고 싶지 않았다. 엄청 잘나가지는 못해도 솔직히 집필 활동과 자문, 강연으로도 그냥저냥 바쁜 척하며 먹고살 수 있는데 굳이 내가 싫어하는 것까지 해야 하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렇다. 이것은 "생각"이었다.
그게 진짜 이유가 아니라 내 "감정"을 숨기기 위한 "생각"임을 깨닫게 되었다.
2020년이 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직장 생활 11년, 프리랜서 11년.
둘 다 십 년 정도했으니 통찰이라는 게 생겨야 하지 않나 싶어 다른 사람을 상담하듯이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눴다.
내 안의 나는 비난의 어조로 내게 말했다.
"직장인 코칭이면 직장 생활 잘하는 법을 알려줘야 하잖아? 그런데 너를 봐. 너 직장 생활 잘 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 다른 코치처럼 글로벌 회사나 대기업에 오래 있기를 했어? 고작해야 너처럼 되지 말라는 반면교사 이야기만 할 거잖아?"
이 말에 쉽게 반박할 수 없었다. 직장 생활 부적응자로서의 열등감!
이게 내게 고민을 털어놓고 내 조언을 듣고 실제로 나아졌다며 나에게 본격적으로 코칭 서비스 하면 좋겠다고 말했던 사람들에게 선뜻 밝은 표정으로 동의하지 못했던 진짜 이유였다.
이 열등감은 코칭 협회의 연수를 듣고 코치 자격증을 받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자기가 실행하지 못하는 것을 글로 쓰고 강연에서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쉽게 무너져 내릴 수 있는지 작가로서 강사로서 지켜본 나는 선뜻 코칭을 하겠다고 나설 수 없었다.
아니다. 작가, 강사이기 이전에 자기도 실행하지 못하는 것을 거리낌없이 말하고 지시한 예전 직장의 관리자들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바라봤는지를 떠올리자 더 싫었다.
"그러면 나는 실패자인가?"
내 마음 속 다른 나 자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는 11년 동안 프리랜서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름 작가와 강사, 컨설턴트로 인정받지 않았나?"
비난의 목소리도 들렸다.
"인정? 너 000처럼 유명해?"
하지만
또 다른 내가 목소리에 더 힘을 주며 말했다.
"누구처럼 유명하지는 않아도, 포털에서 검색하면 네가 올리지 않았어도 인물 정보 나오잖아. 작품을 키워드 검색하면 비교적 높은 평점으로 독자들이 평가해주고 교양도서상도 여러번 받았잖아. 외국에 여러권 번역 출판도 되었고. 여러 기관과 회사에서 특별 강사 등급으로 최고 대접해주는 것도 팩트잖아."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mra=bjky&pkid=1&os=213412&query=%EC%9D%B4%EB%82%A8%EC%84%9D
팩트 앞에서 비난의 목소리 주인공은 주춤했다. 그 사이에 긍정의 목소리 주인공이 더 앞으로 나왔다.
"무엇보다 번아웃되어 우울증 때문에 회사 그만두고 프리랜서 시작했던 때를 떠올려봐."
어떻게든 직장 생활 잘 해보겠다고. 이대로 쫓기는 짐승처럼 회사를 다닐 수는 없다고.
나도 성공해보겠다고 나 자신을 몰아부치다가 벼랑 끝에 섰던 때를 떠올렸다.
퇴사후 5개월 동안 전국 여기저기를 다니며 산산조각 난 것 같은 나를 온전히 만들어 줄....... 즉 구원해줄 사람을 찾았다. 하지만 <마흔, 괴테처럼>에 썻듯이 그 많은 사람을 만나고 정처없이 걸으며 나 자신에게 고통을 줘보기도 하고 동기부여 책에 나온 것처럼 막연하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 글을 다시 쓰고 싶었다. 일단 복잡한 내 마음이 계속 나를 휘젓게 놔둘 수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장기 자랑처럼 써서 출간까지 했던 예전 원고와 같은 글이 아니었다.
뭘 증명하고 싶고 성과를 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산산조각 난 나를 글로 정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울증때문에 일기에 가까운 글도 하루에 반페이지 이상 쓰지 못했다. 힘들었다.
그런데.....
'힘드니까 이직하자' 식으로 '힘드니까 포기하자'가 아니라, '이렇게 힘드니까 또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강해졌다.
'나는 변해야 한다. 이런 생활을 계속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 계속 하고 싶지 않다고 현실에서 저절로 계속 하지 않는 건 아니다.
현실적으로 나는 글다운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래도 그나마 글쓰기와 연관된 심리학 도서 번역일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울증 약때문에 몽롱한 상태여서 하루에 한 페이지도 번역하기 힘들었다. 약을 끊고 번역했다.
현재의 나에게 그 약이 약효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라면 모를까 미래의 나에게는 약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리고 두 달 후 번역을 완성했다. 번역하면서 내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좋겠다는 부분을 첨가하고 미국의 자료를 번역하고 나서 한국의 통계자료와 사례를 넣었더니 번역이 아니라 편역이 되어, 결국 편역서로 출간했다.
그 다음에는 심리학자로 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힘들지만 뿌듯하게 일하면서 나 자신을 성장시켰다. 전업작가가로는 생계가 힘드니 컨설턴트로 활약할 수 있게 공부도 더 했다. 심리학 학사, 석사 이후 수료만 했던 인지과학 박사과정에서 벗어나 새롭게 국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융합과학 박사과정을 밟아서 학위를 받았다. 미국 피츠버그대 초빙연구원으로도 다녀오고 나름 전문성 있다며 여러 대학 강단에도 서보고 여러 방송 출연도 했다.
여러 분야의 프로젝트에 자문도 하고 청소년부터 교사, 학부모, 직장인, 퇴직자 등 다양한 청중을 놓고 각각 맞춤형 강연도 했다. 누구처럼 되지는 못했지만, 나답게 해낸 성과이기는 했다. 무엇보다 그 과정이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고 뭘 하고 싶은지 아니 마음 편하고 참 재미있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했다.
맞아. 실패만 한게 아니었어.
"왜 내 조언이 직장인에게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나는 11년간 프리랜서 생활을 통해 "나답게 마음 편히 프리랜서 생활하면서 재미있게 성장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직장인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답게 마음 편히 직장생활하면서 재미있게 성장하는 법"이 아닐까?
잠깐만! 직장 생활을 하거나 프리랜서 생활을 하거나 나는 어쨌든 "일"을 했었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결국
"나답게 마음 편히 일하면서 재미있게 성장하는 법"
이게 아닐까?
나는 심리학 지식을 활용해서 '나'를 찾고 '마음 편히 일하는 법'을 알았다. 그리고 실행해서 '재미있게 성장'도 했다.
"어, 내가 실행한 게 있네? 가짜가 아니라 진짜로 당당하게 직장인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겠어."
물론 아직도 내가 실행하지 못한 틈은 있다. 바로 "직장을 이용하기"이다.
무슨 말이냐고? 나는 회사가 주는 일을 통해서 성장하려고 했다.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 나를 재미있게 성장시키려 하지 않았다. 회사가 주인, 나는 회사가 이용하는 대신 뭔가를 보상으로 챙기는 하수인으로 생각했다. 내가 주인으로 직장을 부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 알게 된 나답게 맘 편히 즐겁게 일하며 성과내는 방법을 더 정교화시키기 위한 연습으로 쥬니어때부터 직장을 이용했어야 했다.
나는 누구처럼 돈을 많이 벌고 직위를 가지고 성공하고 싶어했다. 즉 나답게 직장을 다니지도 못했다. 누구처럼 일하고 누구처럼 되려고 했다. 내 역할모델인 그 사람도 그 사람으로 태어나 그 사람의 능력을 갖고서 그 사람처럼 성공하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을 무시했다. 그 사람과는 다른 나로 태어나 그 사람과 다른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곁눈질해서 본 것으로 그 사람보다 더 빠르게 더 높은 곳까지 가려는 도전이 완전 비현실적임을 깨닫지 못했다.
이것은 마치 김연아도 위대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되는데 김연아만큼의 시간이 걸렸는데, 그녀의 훈련 영상과 자서전, 그녀를 다룬 기사, 분석서를 보고 3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고 덤비는 아이처럼 군 거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부끄러워해야 했던 것은 잦은 이직으로 직장 생활을 망친 이력이 아니라, 계속 이직했어도 버리지 않은 어린 생각이었다.
특정 역할 모델이 되는 누구처럼 만들기 위한 코칭은 많다. 심지어 코치 자신처럼 되라고 촉진하는 스타 플레이어도 있다. 나는 그런 코치가 될 수 없다. 그러기 전.... 무엇보다 그런 코치가 되고 싶지 않다. 내가 코칭 서비스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도 무의식중에 바로 그런 회사를 떠올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는 실패한 경험이 있다. 성공한 경험도 있다. 즉 시행착오 교훈을 갖고 있다. 그 교훈을 내 마음속에만 갖고 있으면 내 마음 속에 실패자가 계속 남아 있게 된다. 하지만 그 교훈을 다른 사람과 나누면? 그 사람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성공을 얻을 수 있다. 실패마저도 성공이 될 수 있는 길! 그 길을 앞에 열려 있는데 왜 내가 주저해야 하나? 회사 틀을 갖추느라 번거로운 게 대수인가?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 중에 성공하는 감독이 드물다. 왜? 자신의 우월함을 기준으로 선수를 코칭하고 전략을 짠다. 그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더 생각하지 보통 사람에게는 얼마나 힘든지를 별로 생각하지 못한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를 다독이는 경우도 없다. 슬럼프에 빠졌어도 탁월한 능력으로 툴툴 털고 일어났으니까. 나처럼 해봐... 이런 말에 더 좌절감이 느껴진다. 나는 그가 아니니 차이점만 더 부각된다.
반면에 조세 무리뉴, 아르센 벵거, 김학범과 같이 선수때 별 볼일 없었거나 아예 선수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 중에 성공하는 감독이 많다. 왜? 자신의 실패와 평범함을 기준으로 코칭하고 남다른 전략을 짜니까. 선수로서 성공했던 나처럼 하는 게 선수들에게 가장 좋다는 기본 모델 자체가 없다. 선수를 파악하는 분석력과 전략이 우선이다. 그게 그들의 경쟁력이다. 내 경쟁력이기도 하다.
나는 직장인으로서나 프리랜서로서나 코치로서 언더독이다. 그게 단점이 아니다. 언더독으로 만족하는 언더독이 아니라, 나답게 최고가 되고 싶어 계속 성장 방법을 찾는 언더독. 그렇게 직접 구르면서 이미 쌓아 놓은, 현재진행형으로 쌓고 있는 노하우가 있다.
그 노하우를 그냥 따라하라는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시행착오로 노하우를 만들 수 있는지 안다. 말장난같지만 노하우를 만드는 노하우랄까.
나는 의뢰인이 쉽게 자기 노하우를 터득하게 분석해주고 전략을 짜고 실행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것은 '나를 따르라'라며 과거에 이룬 승승장구 이력을 펼쳐보이는 코치보다 더 강력한 경쟁력임을 깨달았았다. "당신 자신을 따르라"의 힘을 알고 있으니 실행할 수밖에.
1년 동안 코칭 프레임워크를 잡고, 진단 분석도구, 솔루션 아이디어를 정교화하고 베타 테스트 코칭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겉으로는 직장내 빌런 수다 모임, 마음을 채우는 글쓰기 모임이었지만 가볍고 유익한 집단 코칭의 가능성도 확인해 보았다.
2020년 12월 3일과 12월10일에 진행된 킥업 비대면 모임
2021년에 킥업 정식 코칭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직 홈페이지를 오픈하지 않았다. 그 전에 진심을 전하고 싶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어 보았다.
개인적이지만 여러분들과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여러분답게 즐겁게 성장할 길이 있다는 것.
여러분의 현재의 장점, 여러분의 과거의 성공과 실패,
시행착오를 꼼꼼하게 분석하면
아주 구체적으로 미래의 성장과 성공 공식이 보인다.
그 공식 만드는 것을 여러 코치 혹은 지금 회사가 단지 도울뿐,
주인공은 여러분 자신이다.
학생이었을 때는 교과서와 참고서를 공부하듯이 지식을 가급적 많이 모으며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직장인이 된 지금, 즉 어느정도 자아 형성된 상태에서는 여러분 자신을 분석하며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혜를 모으며 덜어낼 것과 더할 것을 구별하는 식으로 성장해야 한다.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여러분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성과도 좋지 않은지.
그 반복되는 경험에 슬슬 질려간다면 이제는 여러분이 하고 싶으면서도 성과도 좋은 일을 하는 노하우를 축적하는 길을 찾아 떠날 딱 좋은 시기이다. 그 길은 직장을 이용하면서 더 편하게 찾을 수 있다.
킥업도 예외가 아니다. 나답게 성장하려는 직원이 적극 이용하라고 만들고 싶다. 나부터 더 성장하기 위해 회사를 이용하고 싶다. 그래서 회사 생활을 싫어했던 내가 회사를 잘 다니는 방법을 직장인에게 알려주는 코칭 회사 킥업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