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니 오랜만에 떠나온 타국으로 떠나온 가족여행. 베트남 냐짱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10만 m 상공에서 시속 800km로 한밤 중의 어둠을 달빛을 기점 삼아 날아가고 있다.
하늘 위에서 보면 아주 작게 반짝이기만 하는 세상.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트리던 아기들도 긴 잠에 들어서인지 비행기의 소음 말고는 들리는 소리도 없다.
멀리서 점점이 빛나는 무언가를 바라보니 새삼 그런 생각이 든다.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사람 간의 일이 아니라도 세상은 그렇게 흐르나 보다.
어렸을 땐 더 많이 알면 세상이 잘 보일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사람의 지식이라는 건 여전히 완전하지 않고 하나를 알면 두 개를 모르게 될 때가 있다 보니 가까이에서 보는 불편한 게 하나 둘 생기는 느낌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처럼 무슨 일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지경이 되면 그저 세상 참 평화롭구나 할 수 있는 게 가까이 들어갈수록 더 어렵고 불편해지는 세상.
어렸을 땐 그럴수록 더 알아보고 싶었지만, 글쎄 이제는 적당한 거리 두기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아니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세상과 적당히 거리를 두면 비극 같은 세상에서도 희극을 경험할 수 있달까. 하늘 위. 4시간 넘게 밤을 날다 보니 역시 쓸데없는 생각들이 피어오르는 기분이다. 다시 비극을 경험할지 모를(?) 대지엔 언제 내려앉을까...
...지금은 냐짱. 덮고 날씨 좋네. 비극 없는 여행을 마무리하고 싶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