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T 126] 일등과 이등만이 살아 남는다.

by 연쇄살충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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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과 이등만이 살아 남는다.


최명기(DUKE 대학 의료경영 MBA / 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겸임교수)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는 [포지셔닝] 이라는 책에서 브랜드는 1등과 2등이 아니면 살아 남지 못한다고 했다. 해당 산업이 성장기일 때는 1등부터 10등까지 모두 잘 되는 듯 하지만, 성숙기에 돌입하면 1등과 2등만이 남게 된다. 1등과 2등의 순서가 바뀔 경우는 거의 없고, 때때로 2등은 다른 경쟁자에 의해서 대치되기도 한다.


외국의 예를 들지 않고 한국의 예만 들더라도 그들의 주장은 잘 들어 맞는 듯하다. 가전 제품 업계는 과거 삼성, LG, 대우 등 많은 업체가 있었지만 지금은 삼성과 LG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어느새 삼성이 1등, LG가 2등으로 고착화 되었다. 콜라 업계는 코카 콜라와 펩시 콜라 만이 존재한다. 한 때 인기를 끌던 815 콜라는 지금 찾아 볼 수 없다. 탄산 음료 업계를 전체로 보면 콜라와 사이다만이 존재한다. 나머지 음료수는 언제 그 순서가 바뀔 지 알 수 없다. 3등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


내가 지금 굳이 일등과 이등만이 존재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요사이 네트워크 의료기관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브랜드에도 버블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난 수년간 미용, 성형, 비만이라는 산업범주 자체가 계속 성장을 해왔다. 따라서 많은 비급여 의료기관이 네트워크 혹은 프랜차이스 형태로 급격히 성장을 했다. 하지만 산업범주의 성장이 정체되게 되면, 고객이 단숨에 떠올리는 1등과 2등 브랜드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광고에 대한 규제가 풀리게 되면, 고객에게 계속 자신의 존재를 remind 시킬 수 있는 자금력과 경험이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1등이나 2등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소위 지역의 강자가 되는 것이 첫번째 전략이다. 일단 레이저 시술을 받기 위해서 피부과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고객은 수도권 전역에 알려져 머리 속에 각인된 A 브랜드나 B 브랜드를 즉각 떠올릴 것이다. 그 다음에는 거기 말고 우리 동네에서 가장 잘하는 곳이 어디지 하면서 정보를 모을 것이다. 즉 1등 브랜드, 2등 브랜드 그리고 지역의 강자가 경쟁을 하는 것이다. 지역의 강자는 프랜차이스 비용 혹은 지주회사에 대한 컨설팅 비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개원한 각자의 이윤은 네트워크 의료기관보다 더 클 것이다. 그리고 지역의 강자는 오랜 시간을 두고 형성된 충성고객(loyal customer)의 입소문이 주된 마케팅 도구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 것이다.


아울러 경쟁자가 적은 지역에 개원하는 것이 어떤 점에서 고객에게 더 깊게 각인될 수도 있다. 압구정동에 있으면 당신은 압구정동에 있는 수 없이 많은 성형외과 중 하나다. 하지만 만약에 아직은 성형외과가 별로 없는 역세권에 위치하면 고객들은 “아! 거기에 있는 그 성형외과!” 라고 하면서 더 쉽게 기억할 수도 있다. 당신이 강남이나 압구정동에 개업을 해서 이미 어느 정도 충성고객(royal customer)을 확보했다면, 임대료 때문이 아니더라도 포지셔닝 때문에 지역의 강자가 될 수 있는 곳으로 옮기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만약에 지역의 강자와 브랜드의 강자가 차이가 없는 강남과 같이 치열한 경쟁터에서 생존하고자 한다면 차별화 강자가 되어야 한다. 모든 전자제품에서 삼성과 LG가 1등과 2등을 나누어 가진다. 하지만 만도 위니아는 김치냉장고 분야에 있어서는 딤채라는 브랜드로 삼성과 LG를 제치고 1위를 해왔다.(참고로 2006년에는 많이 판도가 바뀌어서 일부 통계에서는 삼성 하우젠이 딤채를 추월하고 있다.) 평면 대형 TV가 대세가 되면서 이제는 잊혀진 브랜드가 되었지만, 아남은 대형 브라운관 TV에 있어서는 삼성과 LG에 뒤지지 않았었다. TV 하나에 집중화하고 차별화하는 전략 때문에 상당기간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강남, 평촌, 신촌, 분당 등 업계 최고의 치열한 경쟁상권에 개업한 비네트워크 의원은 특정 진료 분야 혹은 특정 고객군의 강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특정 진료 분야가 매출은 적더라도 이윤이 많이 남는 분야면 되는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모발이식 만큼은 C 피부과가 1등, 2등 브랜드에 못지 않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안면윤곽 성형수술 만큼은 D 성형외과가 1등, 2등 브랜드에 못지 않아 라는 식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고객군을 가지고 차별화 할 수도 있다. 최고의 의료진, 최고의 시설, 최고의 가격이 현재는 모든 비급여 분야의 positioning이다. 누군가는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positioning할 수도 있다. 만약에 당신이 환자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들쭉날쭉하게 가격을 싸게 해준다면 그것은 잘못된 전략이지만, 당신이 양질의 비보험진료를 받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환자들에게 전략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면 그것도 차별화인 것이다. 또한 교과서적으로 입증된 치료만을 하고, 내가 못하는 것은 더 잘하는 사람에게 의뢰한다는 것도 나름대로의 positioning이 될 수 있다. 최고의 가격을 지불할 경제적 준비는 되어 있지만 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불평환자로 기피되는 환자들이 있다. 이러한 환자들을 응대하는 능력을 키워서 이들의 어떠한 요구도 만족시키는 것도 하나의 차별화가 될 수 있다.


단순하게 얘기하면 시장이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의료기관은 다음 네 가지 포지셔닝 중 하나를 필연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1등 브랜드 – 나는 1등이다. 뭐든지 잘한다. 최고의 치료를 원하는 고객, 최고의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일단 나를 거쳐가야만 한다.


2등 브랜드 – 1등 브랜드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나에게 온다. 나는 2등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 내가 2등인 이유는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도를 걷기 때문이다.


지역의 강자 – 1등과 2등이 전국적, 혹은 수도권에서 유명한 곳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제일 잘한다. 브랜드라는 거품을 빼고 치료를 실질적으로 잘 받고 싶은 환자는 내게 와라.


차별화 강자 – 적어도 이 분야 만큼은 내가 전국에서 최고다. 혹은 당신이 원하는 가격에 양질의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 혹은 당신과 같이 까다로운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 돈이 없고 경영능력이 없어서 확장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즐겁게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우리는 제한된 서비스를 제한된 고객에게 제공한다.


지역의 강자와 차별화 강자가 탄탄하게 충성고객을 육성하면서 입소문이 나게 되면 무서울 것이 없다. 욕망에 사로잡혀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성장을 시도하거나 매출을 늘리기 위해 진료분야를 넓히고 타깃 고객을 확장하지 않는 한 위기는 없다. 따라서 네트워크 지주회사가 활성화되고 광고 규제가 풀릴 때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바로 중소 네트워크 의료기관들 자신이다. 1등, 2등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지역의 강자나 차별화 강자가 아니라면 중소 브랜드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 의해서 소멸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등, 2등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적다면 지금부터 지역의 강자나 차별화 강자가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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