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프놈바켕의 일몰

캄보디아 여행

by 김학선

앙코르 톰 남문에서 500미터 거리에 있는 프놈바켕 산에 도착했다. 가이드 동행 없이 산길로 20분 정도 올라갔다.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오로지 앙코르 지역의 아름다운 일몰을 보기 위해서이다.

"선생님 앙코르에서 일몰을 보기 좋은 곳이 맨 꼭대기에 있는 사원입니다. 하루에 3백 명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으니 빨리 서 들러야 할 것 같습니다"

"왜 300명으로 제한하죠?"

가이드의 "항상 관광객이 발 디딜 틈 없이 많아서 안전상 출입인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에 나는 더욱 조바심이 났다.

출발 전부터 앙코르의 일몰은 꼭 보고 올 것이다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여행 프로그램인 '걸어서 세계 속으로'와 '세계 테마여행'을 열렬하게 즐겨보는 시청자인데 앙코르와트에서 보는 일몰 장면을 보면서 화면 속의 관광객을 무척이나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가이드와 같이 올라왔다면 프놈바켕산에 있는 사원 들의 역사 등등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가이드는 "두 분이 다녀오세요. 저는 입구 아래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프놈바켕 사원은 9세기 말에 크메르 제국에서 롤루오스 다음으로 지은 사원으로 야소바르만 1세가 수미산을 본떠 건축하였다고 한다. 아마도 이 사원을 시작으로 앙코르와트, 앙코르 톰이 지워졌을 것이다.

낮은 산이라고 해도 마음이 급했던지 숨이 가뻤다. 사원 입구에 도착하니 입구에서 직원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목에 거는 표찰을 하나씩 나눠 주었다. 입구에서 약 76미터의 높이 사원까지 올라가야 한다. 사원은 정사각형 기단에 5개 층으로 이루어진 피라미드 형태로 최상층까지 경사가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 올라가기가 무척 힘들었다. 가이드가 말하던 대로 300명이 모두 올라가면 대기인원 수와 관계없이 순서대로 1명이 내려오면 다음 순서 대기자가 올라가는 식이다.

이마에 땀을 닦으면서 최상층까지 올라가니 정중앙에 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 성소 탑이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중앙 성소 탑 주변 그늘에서 뜨거운 햇빛을 피하고 있었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그늘이 변하는데 조금씩 엉덩이를 움직이면서 태양빛을 피하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아직도 4시 30분 올라온 지 1시간이 지났다. 너무 일찍 올라온 것 같다. 슬슬 꾀가 나기 시작했고 지루하기 시작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일몰 기다리는 관광객들을 슬쩍 쳐다보았다. 아주 작은 프놈바켕 사원 위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피부색의 여행객들이 움집 하였다. 특히 서양인들은 주로 연로한 부부, 젊은 연인들이었는데 인도, 중국인들은 주로 가족단위로 보였다.

이제 태양은 할 일 다 하고 집에 귀가하는 사람처럼 서서히 서쪽 지평선으로 조금씩 기울자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서쪽 방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원 아래에 있는 수많은 대기자들도 조바심이 났는지 사원 위에만 쳐다보고 있었다.

태양이 지평선으로 지면서 빽빽한 열대우림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프놈바켕의 낙조는 환상적이었다.

나는 캄보디아까지 오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온 여행이니 만큼 좀 더 색달라 보였으면 하는 마음

오랜 기다림 속에서 애타게 기다렸던 일몰이었다.

점점 붉게 물들면서 우리를 수줍게 바라보는 석양이...

조금씩 조금씩 무대커튼 뒤로 들어가는 배우처럼 우리에게 아쉬운 작별을 하는 것 같다.

아~~정말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움의 그 자체...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얕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때 수많은 연인들이 서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포옹하기도 하고 키스를 하는 사람들 모두 행복해 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나도 아내의 손을 꼭 잡으면서 아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였다.

"자기야 너무너무 아름다워"

"응 나도 "

이 짧은 두 마디의 대화 속에서 나는 아내에게 좋은 선물이라도 준 것처럼 어깨가 들썩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