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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선 Mar 28. 2022

[김학선 박사의 핫플]울릉도 여행 (4일 차)

여행 4일째 저동항 아침의 일출은 너무 아름다웠고 그 어느 것보다 압도적으로 황홀했다. 이처럼 맑은 날씨 덕분에 오늘 강릉으로 갈 때도 잔잔하고 평온한 바다가 우리를 편안하게 인도해 줄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들었다.

어제 섬일주 해양 유람의 멋진 잔상이 지어지지 않은 채로 다시 도동항으로 왔다. 미리 예약한 죽도 관광을 위해서다.

오늘은 호텔 조식이 아니고 도동항에서 먹어보았던 따개비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어젯밤 울릉오징어회타운에서 먹은 술이 아직도 덜 깬 것 같다.


#죽도관광

아침 08:30분이 되자 10분후에 출발할 죽도관광 선박에 많은 여행객들이 승선을 시작했다. 약 25분 후에 죽도에 입도할 것이다.

저 멀리 관음도도 보이고 배 바로 앞에 죽도가 보인다. 대나무가 많이 자생해서 '대섬'이라 불려 '죽도'라고 한다. 저동항에서 약 4km 거리에 있는 죽도는 주민이 딱 1가구만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죽도에 도착하니 무려 365개의 나선형 계단이 있다. 무릎이 좋지 않은 장년층 여행객들은 중간에 쉬었다 간다. 미리 알지 못하고 방문한 것이라서 그런지 매우 당황하는 눈빛이 영력했다. 이런 곳이라면 오지 말 걸하는 후회도 하는 분들이 눈에 띈다.


나선형 계단을 힘겹게 올라오면 울창한 대나무터널이 기다리고 있다.

죽도에서 본 울릉도와 관음도

죽도에서 관음도와 보행 연도교가 보였다. 어제는 관음도에서 죽도를 보았는데 좀 색다른 느낌이다.

죽도도 나리분지 못지않게 평지가 넓다. 약 207,868제곱미터의 면적이다. 우리부부도 짧은 시간내 죽도 한 바퀴를 돌며 소중하게 가꾼 작물과 꽃들을 감상하였다. 울릉도 옆에 이렇게 아름다운 섬이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홍보하고 싶을 정도였다.

죽도에 유일한 집 한 채... 1가구가 사는 집이다. 집안에서 시원한 더덕쥬스(1잔에 5천원)을 판매한다. 좀 걸쭉하지만 시원해서 그늘이 없는 죽도 섬여행의 갈증을 풀 수 있었다. 아울러 전 날밤의 숙취도 같이...


죽도는 넓고 할 일은 많은 섬인데 1가구가 살아서 어떻게 저 많은 밭들을 가꾸어나갈지 하는 걱정하면서 다시 선착장으로 내려왔다. 우리를 태우고 갈 선박도 도착했다.


그런데 선장님의 음성이 매우 격앙된 상태에서 선박마이크를 잡고 "여러분 빨리 내려오세요! 지금 파도가 거세져서 출항 못할 수 있어요!" 계속 반복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은 계단 내려올 때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지 도무지 선장의 다급한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것처럼 천천히 내려오고있었다. 선장의 급하고 격앙된 음성의 톤은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조금 손님들에게 무례하다고 할 정도로 심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당초 약속했던 출발시간도 되지 않았은데...마침 모두들 내려와 승선이 완료된 것 같았는지 출항 엔진소리가 힘차게 들렸다. 출발!

그런데...

아뿔싸! 저 365계단 내려오는 시작점에 작은 물체가 보였는데 아직 내려오지 못한 여행객이었다. 선장은 몹시도 당황한 목소리로 "아니...빨리 내려 오세요 ! 제발" 하고 외치며 손까지 흔드는 절박한 모습이 보이자 승선한 여러명도 같이 손을 흔들어 빨리 내려올 것을 재촉하고 있었다. 엔진도 꺼졌다.


그런데 너무 천천히 내려오면서...저 아래에서 선장님의 간절한 목소리와 손짓 그리고 여러 승객들이 흔드는 손짓에 자기가 마치 인기 연예인라도 된 것 마냥 멋지게 화답하고 있었다. 무슨 착각일까? 내려오면서 중간에 두 팔을 모으고 하트모양의 인사도 해준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다.

한참을 지나서야 배는 출발할 수 있었다.

정말 웃픈(?) 에피소드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어렵게 도동항으로 출발한 우리 배에 죽도의 앞바다는 심상치 않게 다가왔다. 갑작스럽게 몰려온 성난 파도는 죄없는 갑판을 내리치고 우리 얼굴에 한바탕 바닷물을 뿌린후에야 겨우 진정될 수 있었다.


#저동항

이제 여행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저동항 시내에 들어가서 뱃멀미 약을 사고 점심식사 겸 동네구경을 다녀왔다.

저동항에서 유명한 독도 반점. 해물짬뽕이 별미이다.

3박 4일의 울릉도 일정을 모두 마치고 저동중앙여객터미날에 도착했다.

오후 14:30분 출발 예정인 강릉행 쾌속선에 오른다.

강릉항에 17:55분에 도착(3시간 25 소요)하여 조개찜 구이로 저녁식사를 마친  강릉역에 도착했다. 20:09 서울역  KTX 탑승했다.


울릉도에서 서울까지 오는 데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강행군이었다.

(울릉도 저동항에서 오후 2시30분 출발하여 강릉항에 도착(저녁식사), 이어서 강릉역에서 서울역, 서울역에서 집까지 오는데 약 9시간이상이 소요되었다)


3박4일의 울릉도 여행! 당초 기대했던 보다 너무 훌륭했다. 계획한대로 천혜의 자연 울릉도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정말로 여러사람들에게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반드시", "꼭".


#죽도 #울릉도 #독도반점 #도동항 #저동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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