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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dcat혜진 Jan 27. 2016

일상과 상상,
현실과 소설의 경계 어디쯤에서...

-일상과 상상 어디쯤에서...

20130427





 사실 그 단어 자체만 놓고 보면, 희생이라는 말은 너무 슬프다.
 그런데 그 희생 속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슬프지 않은 것이다. 
 -김성근 「김성근이다」중




 오늘 도서관에서 업어온 책 한 권. 최근 내 관심을 반영하듯이 야구 관련 책이다. 그 것도 야구 감독만 40년을 해 온 사람이 쓴 책.


 40년. 숫자만큼 큰 무게감. 떠밀려서 했건, 자신이 좋아서 했건, 그 무엇이 이유가 되었든 한 사람이 40년 동안 같은 일을 하는 건 그 자체만으로 대단하다고 생각 한다. 분명히 그 시간의 높은 고개들을 넘으면서 수많은 사건을 겪었을 것이고, 여러 가지 고민들로 가득 했을 테니까. 그러니 그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자신의 인생으로 삼은 사람의 얼굴은 얼마나 위대한가….


 게다가 그런 일들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저절로 손이 가서 벌써 책을 반쯤 읽어버린 지금…. 느낀 생각들을 당장 한 마디로 정리하면 ‘부럽다!’다. 


 오로지 전력투구 할 수 있는 한 남자의 인생이, 뒤 돌아보지 않는 한 인간의 대범함이, 지금 자신의 일을 제대로 찾아서 하고 있다는 자신감까지…. 세상에서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전력투구 하며 뒤돌아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돈이나 명예 그 어떤 것보다 그저 좋아서 그 일을 하며, 그 일 때문에 매일 고민을 달고 살면서도 행복한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예전에 아주 힘든 일을 할 때 내가 들었던 생각은 ‘이 일만 아니라면 뭐든 즐거울 것 같아.’였다. 눈 뜨자마자 일어나는 짜증도, 퇴근할 때마저 느끼는 스트레스도, 매일이 쳇바퀴 같은 일상도 너무 싫었다. 그런데 그 일을 그만두고 나서 깨달은 것은 세상에 그 일 보다 힘든 일은 너무나 많아서 셀 수도 없다는 거였다. 내가 ‘아주 힘든 일’이라고 칭한 것이 어이없을 정도로.


 그 당시에는 내게 너무 큰 고개였는데, 막상 내려오고 보니 그저 야트막한 언덕이었던 거다. 그리고 그 옆에 정말 높은 산을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난 굉장히 많은 미안함을 느꼈다. 상대적이라고는 해도, 난 한 번도 그렇게 전력투구해서 끝까지 가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았으니까.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늘 생각했지만, 그 이상은 피하고 싶었던 거다.


 사실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핑계 삼아서 더는 앞으로 나가지 않은 것은 아닐까. 마음가짐은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내가 가져야 할 것이고, 매일매일 키우고, 보태고, 채워도 부족했을 텐데…. 나는 내 마음에 얼마나 물을 주고, 영양분을 주었던가. 결국 메말라버린 마음이고, 그 속에서 싹트려던 무언가는 움트지 못해서 항상 제자리였던 모양이다. 이제라도 조금씩 키우고, 채우고, 보태고, 또 그렇게 한결 같아야 한다는 걸 되새겨본다.


 내일이 오늘 같기 위해서는, 또 내일이 오늘 같지 않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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