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브투헤븐에 대한 기록
#.넷플릭스에서 무브투헤븐을 보았다.
지인의 추천으로 보았는데, 배경이 우리 동네 그것도 내가 매일 같이 지나는 곳이라 안 볼 수가 없었다.
매 회차마다 눈물이 난다 슬프다 라는 후기랑 유품 정리사라는 타이틀만 보아도 대략 어떤 내용인지
에피소드가 3-4개 정도는 예상이 됐다.
역시나 예상대로 노인이나 살인, 돈 앞에서 추악한 인간의 본모습 엇나간 사랑 등등이 에피소드로 나왔다.
한마디로 뻔한 내용들이 가득했는데 지루하지 않게 잘 보았다.
엄청난 감동 보다는 유품 정리사라는 직업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부분이 흥미로워서 계속 볼 수 있었다.
깨끗한 상자 뚜껑에 고인의 이름을 적게 프린트된 유품을 담는 잘 디자인 된 상자나 맞춰입은 점프수트 누가봐도 요즘 감성인 폴딩박스 등은 실제 유품정리사들이 쓰지 않을 것 같지만 현장을 방문해서 처리하는 과정이나 현장의 모습들이 진짜 저럴까? 진짜 저런 모습일까? 저렇게 연결된 고물상에서 나와서 수거를 하나? 비용은 얼마나 하나.. 나름 전문적이네..하는 장면들이 있다.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지만 우리 동네가 매 회마다 구석구석 나오니 그 재미로 더 봤던 것 같다.
지금도 그루의 집 앞을 자주 지나다니는데 현재 그루의 집 1층은 가죽공방 겸 옷가게
2층은 사무실 혹은 집 같은데 유독 그 주변에서 드라마 찍는걸 굉장히 많이 봤다.
배우 이솜도 봤고 어떤 남자배우도 봤고.. 드라마 계룡선녀전도 그곳에서 찍었다.
계룡선녀전의 교수님 집은 현재 1층은 사무실이었다가 카페가 들어왔고 2층은 잘 모르겠다.
무브투헤븐의 감동적인 후기보다 우리 동네예요 여러부우우운!!하는걸 자꾸만 적게 되는 걸 보니 잔잔한 여러 가지 요소들로 완주할 수 있었던 무브투헤븐.
#. 보는 내내 마음에 들어!라고 했던 부분은 무브투헤븐의 자동차.
정확히는 자동차에 붙은 무브투헤븐이라는 폰트와 그 시트지가 까만색이 아닌 진한 브라운이라는 게 어쩐지 볼 때마다 좋아 좋아~ 하고 너무 마음에 들었다. 트렁크에 착착 반듯하게 장비들을 챙기는 모습도 마음이 편안~ 해지면서 좋았다. 피가 묻은 오만 원권 지폐를 집게에 하나하나 꽂아 가지런히 건조할 때도 개비스콘~ 정리의 미학.
#. 배우 이제훈은 나에게는 어느 드라마에서 왕으로 나왔던 게 기억에 남아있는데 무브투헤븐에서 막 나가는 캐릭터로 나오는 이제훈........너무 매력 있었다. 나 이제훈 좋아하는구나!! 현실에 서 저런 차림에 저런 머리? 게다가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우유곽을 던져버리는 남자라면 최악이겠지만 이제훈이 밉지 않게 잘 연기 했다.
그루를 연기한 탕준상 배우의 작품은 처음 봤는데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그루가 중간중간 의도치 않게 웃긴 말을 내뱉을 때 피식하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다.
그리고 배우 정애연 님이 멋있었다. 멋은 있지만 한편으론 상구(이제훈)를 돕거나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로맨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인가 얄짤없이 이제훈을 이용만 하고 토낀 그녀의 행적이 시즌2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무브투헤븐을 다 본지 한 달도 더 지났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돌아가신 엄마에게 첫 월급으로 사 준 빨간 내복을 보고 펑펑 운 아들. 그는 잘 살고 있을까?
시체에서 나오는 불순물로 눌어 붙은 장판바닥 속 돈뭉치를 정신없이 줍는 와이프와 여전히 한방을 쓰면서 말이다.
스토커에게 살해당한 유치원 교사의 반 아이들은 지금도 선생님이 이사를 갔다고 믿고 있을까..
경비원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아파트 주민들은 여전히 경비실에 에어컨을 놓아주고 싶어 하지 않을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이 무브투헤븐 안에서는 해결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
보건교사안은영과 함께 시즌2를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