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만큼 쏟아지는 아이디어

비쥬얼스토밍의 힘

by 나늬

Look

찾아보는 건 디자인 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디자이너가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지만 튀어나오고 있지 않은 그런 아이디어들이 번뜩이게 할 수 있는 좋은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교육 프로세스의 3단계 <발달>의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은 연구를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어린이 역시 디자이너가 되어 자신만의 창작과정을 경험하게 될 때 잠재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줄 수 있는 동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3단계 <발달>의 과정에서는 어린이의 무한한 아이디어를 확장해줄 수 있는 툴킷이 필요했다.


Tool kit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에 있어 툴킷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툴킷은 교육적 접근성과 흥미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교육에 있어서도 어린이가 자신만의 디자인을 목적에 맞게 창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적 툴킷의 필요성을 느꼈고, 발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영국 디자인 카운슬(Design Council)에서 제시한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을 토대로 확장한 6단계의 어린이 디자인교육 프로세스에서 어떤 부분에 툴킷이 필요한지에 대한 실질적 연구와 고민이 진행되었다.

실제로 어린이들과 디자인교육 수업을 진행했던 경험을 토대로 3단계 <발달>의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툴킷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 단계에서는 어린이가 디자인 주제에 대한 컨셉을 기획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과 동시에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시기이다. 전체적인 어린이 디자인교육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는 이 단계에서 어린이의 잠재력을 흥미있게 이끌어낼 수 있는 목적을 지닌 툴킷을 기획하고자 하였다.


이 단계에서 사용되는 툴킷의 목적은?
시각적 자극을 통해 어린이의 잠재된 생각을 끌어올리기!

Visual card

제한된 시간동안 어린이에게 다양한 시각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어떤 툴킷을 만들 것인가? 디자이너라면 디자인을 기획하고 구성하기 전에 하는 가장 준비 단계! 바로 레퍼런스를 찾는 과정일 것이다. 참고할 만한 또는 가이드가 되어줄 만한 다양한 이미지를 찾는 것부터 디자인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 디자인교육에 있어서도 어린이들이 시각적 경험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디자이너가 레퍼런스를 찾는 과정을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비쥬얼카드>를 만들게 되었다.


비쥬얼카드는 디자인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주제와 연계한 테마를 정한 후, 테마와 연상될 수 있는 또는 잘 어울릴 것 같은 이미지 카드를 수집하여 최소 50장 이상으로 구성한 툴킷이다. 디자인 주제에 따라 세부적인 이미지 카드는 계속적으로 변동되어야 한다.

<종이로? 꽃병을!> 프로그램에서 디자인 주제는 <꽃병> 이고, 테마는 <봄>이었다. 봄과 관련한 키워드가 될 수 있는 꽃, 잔디, 햇살, 구름, 맑음, 나비, 화분, 토끼, 병아리, 꿀벌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비쥬얼카드로 구성하였다.

틀2.jpg <봄> 테마에 연상되는 비쥬얼카드

소그룹으로 어린이와 수업을 할 때는 50장 정도의 비쥬얼카드로 충분하고, 사이즈는 100x150mm정도가 적당하다. 어린이가 더 많아지는 대그룹으로 수업이 진행될 경우에는 사이즈가 200x300mm정도로 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어린이 개별 태블릿 등의 디지털 기기가 세팅되어 있다면 <봄>이라는 테마에 연상되는 키워드를 입력해 시각적으로 검색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틀2.jpg 다채로운 표현방식이 담겨있는 비쥬얼카드

추가적으로 <봄> 테마와는 연계성이 낮지만,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재미있는 표현방식들이 담겨져 있는 이미지도 함께 섞어서 준비한다면, 서로다른 것들의 결합에 의한 창의적인 결과물을 유도할 수도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비쥬얼카드는 고정되어 있는 이미지가 아니어야 한다. 디자인 주제에 따라 계속적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교육대상인 어린이의 특성과 관심사를 반영하여 구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쥬얼카드가 지닌 목적인 시각적 자극을 통해 어린이의 잠재된 생각을 끌어올리기가 긍정적으로 유도될 수 있다.


Visual storming

실제로 어린이들과 디자인수업을 할 때 비쥬얼카드에 대한 흥미도는 매우 높았다. 생각보다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를 본 경험이 많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고, 다채로운 표현방식이 담겨있는 카드를 보여주었을 때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런 과정을 <비쥬얼스토밍>이라고 하면 어떨까한다.

시각적 자극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듯이 떠오르기도 하고 겹쳐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과정의 반복이 속도감있게 진행되기 때문에 <비쥬얼스토밍>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실제로 어린이들에게 비쥬얼카드를 보여주었을 때 폭풍처럼 일어나는 일련의 상호작용들은 매우 흥미롭고 디자인 결과물에 큰 영향을 차지하였다. 비쥬얼카드의 가장 극대화된 교육적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룹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그룹에서 공통의 시각적 자극들을 마주할 때 어린이들과의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고 풍부하게 이끌어진다. 이때 교사는 그 상호작용을 귀 기울여 잘 들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1.jpg 비쥬얼카드와 디자인스케치의 연관성

한 친구가 파란색 구름 사진과 건축물 사진을 선택했다. 그리고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디자인스케치를 하기 시작했다. 구름을 배경으로 풍선에 달려 하늘을 날아가는 집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 친구는 꽃병의 디자인 컨셉을 생각할 때 처음부터 구름과 건축물을 떠올렸을까? 시각적 자극을 선사해준 비쥬얼카드가 큰 영향을 미쳤고 그 중 구름과 건축물의 모티브가 이 친구에게는 좋은 자극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 친구는 아래의 상호작용을 하며 자신만의 디자인 컨셉을 구상하고 있었다.

- 구름 색이 너무 파랗고 예뻐요.

- 구름 위를 둥둥 날아다니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여기는 어디에 있는 성이에요?

- 건물 꼭대기가 구름에 닿을 것 같아요.





머릿속으로 기획하고 구상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제로 어린이들과 진행했을 때의 즐거움과 놀라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주 매력있다:) 어린이들과 상호작용을 할 때면 맑고 건강하고 무한하기까지한 그 생각의 그릇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늘 어린이들과 소통하며 배우고 성장하는 나를 경험하게 된다. 디자인교육 수업을 하며 나는 단지 무엇을 해야할지 어린이들에게 화두를 던지기만 하면, 어린이들은 그들의 무한한 잠재성을 발휘하며 자신만의 멋짐이 묻어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과 결과물에 웃고있는 나를 마주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