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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더분한 버마재비 Aug 14. 2023

강릉 2박 3일, 그리고...

 feat. 재재-집 떠나면 개 고생

"재재야!"

애견호텔 건물로  뛰어가며  남편은  강아지를  불렀다. 동시에 애견호텔 앞 유리창 가득 강아지들이  달려와  앞발을 들고 꼬리를 흔들었다.  서로 날 찾아온 거라며 동동거리는 소리가 보였다.  장대비가 내리는 날, 교실 앞에  둥둥 뜬 우산들 속에서 엄마를  찾아내려 아이들의 표정과 똑같다.

'우리  엄마일 거야, 이번엔  우리 아빠일 거야...'

차 안에 앉아  창가에  늘어선  아이들 속에서 재재를  찾는데  보이지 않았다. 제일 오른쪽  우산꽂뒤쪽을 가리키는  아들 손가락 끝에서  겨우 재재를  찾았다. 재재는 앞발을 들고 유리창에 버텨보았지만 별 기대를 하지 않는 듯하다. 어제도, 그 전날도 아빠는 오지 않았으니까...

 녀석의 움직임이 아직 우리를 알아보지 못한 모양이다. 저 정도의 반가움은 그냥 '어? 누가 오나 봐!' 정도의 움직임이다. 태풍 '카눈'이 올라오고 있는지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차 안에서 애견호텔을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들도  나흘만의 만남에 동동거렸다.

남편이 문을 열고 들어서며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재재반응이 왔다. 바닥을 차고 도움닫기 하듯 뛰어오른 녀석은 남편의 얼굴을 핥고 짧은 꼬리는 프로펠러 돌리듯 짤랑거렸다. 차 안까지 왜 이제야 왔느냐고  낑낑거리는 신음소리와 말소리가 들려왔다. 재재의 격렬한 애정공세에  애견호텔 사장님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있는 남편 모습을 보고 딸아이가 차문을  열고  달려가 재재를 안았다. 다시 한번 재재는  굴을  핥고, 머리꼭대기까지 올라갈 기세로 다리를 버둥거렸다. 여전히 꼬리는 뱅글뱅글 쉼 없이 고공비행 중이었다.


차에 오른 녀석은 뒷 자석에 있는 아들들 얼굴좌우로  잠깐 보더니 뛰어넘어 마지막 좌석 깊숙이 앉은 내게 점프해서 뛰어들었다. 다시 한번 반가움을 넘어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듯한 기쁨의 키스와 포옹을 원 없이 하던 녀석은 다시 앞 좌석으로  가서 아들들에게 번갈아가며 안겨서 왜 이제야 왔느냐며 낑낑거리며 핥아댔다. 요란했던 인사가 끝나자 녀석에게서 냄새가 났다. 사흘밤을 호텔에서 주무시더니 여러 친구들과 방향제 냄새가 섞여 비릿했다.

집에 도착하기가 바쁘게 나는 녀석을 안고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녀석은 이 집의 막내였고, 나는 집주인이었다. 


강릉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다. 세 아이와  우리 부부, 이렇게  다섯이 떠났다. 칠월 초에  잡아놓은  계획이었는데 태풍 '카눈'과 겹쳤다. 그래도 마지막  여행일에 남해안에 상륙할 것이라는  기상예보에  안심했다. 폭염 속에서  마음도  드글드글 끓던 중에  일단  발붙이고 있는 일상을  벗어난다고 하니  마냥 좋았다.

하지만  사흘동안 집을  비우기 위해서는 그   시간만큼 미리 일을 해놓아야 한다. 빨래바구니를  텅 비우고, 일반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 통을  비우고, 화분 물도  풍족하게  주어  너무 햇볕이  쨍하지 않는 곳에  놓아주고... 할 일이 많다. 심지어  어깨치료까지  미리  받았다. 여행 중  올라가지 않는  왼팔 때문에 입에서  나올  거친 말을  미리  차단하고, 나름  우아한 여행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가게 일도  마찬가지다. 널려있던  도구 들을  제자리에  정리해 놓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손댄 김에  청소기도  돌려놓는다. 두루두루  휴가중임을  알리고  사흘동안 가게일 관련 전화가  오지 않게끔  단속을 했다.

모두  돌아왔을 때를  대비함이다. 집을  떠났다  다시  돌아왔을 때  너저분한  상태의  집과  가게를 보면 갑자기 짜증이 올라온다. 여행이  준  색다른 경험 이후에는  안정적이고  차분한 집을  만나고 싶은 바람이었다.


런데  집이나  가게  정리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다. 우리 집  최고  연장자와  막둥이를  안전한 곳으로  모셔야 했다.

여행  이틀 전 엄마는 시골집으로 모셔다 드렸다. 다행히  언니가  시골에서  돌봐줄 수  있다고  해서  모시고 내려가 하룻밤을 묵고 올라왔다. 엄마의 '2년 만에 내 집에서 살아보기' 그렇게  우리들의 강릉 여행 이틀 전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 집에  7년째  살고  있는  막둥이, 강아지  '재재'를  애견호텔에 맡겼다. 당일치기나  길어야 1박 2일의  여행만을  고집했기에  집을  떠나 본 적 없는  재재를  애견호텔에  보내는 것은  여행계획 중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였다. 함께  가는 것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여행 반경에  제약이  따를 듯했다. 그래서  방안퉁수나  다름없는 재재가 다른  친구들도  만나보고  세상을  접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수도  있을것이라는 구실을  찾아냈다.  근처  애견호텔을  찾아 여행 며칠 전  사전  답사를 했다. 뛰어놀 수 있는 마당도 있고,  마침  여행 날자가  주말이  아니어서 빈자리도  있는  애견호텔로  결정하고  여행 전날  오전  입소를  시켰다. 최대한  여행 시간을  길게  만들어내기  위해 새벽에  출발할  예정이어서  전날  저녁부터  애견호텔에서  보내야 했는데  적응할 수  있는지 미리 지켜봐야 한다는 애견호텔 주인장 의견 때문이었다.  다행히 별 문제는  없었던지  재재의  애견호텔 여행은 시작되었다. 우리들의  강릉여행보다 하루 앞서는  날이었다.

 

여행 첫날, 새벽  4시에  깼다. 하나 둘 씻고 가게일을  하나 처리하고 보니 6시였다. 드디어 출발했다. 나는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온전한  쉼을  원하노라며 아이들에게  계획과  진행을  맡겼다. 새벽 어스름 속에서 떠오른 태양이 금강에 그림자를 담그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의  여행은, 나의 휴식은  시작되었다.

서해안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동안 변한 하늘


강원도, 시원했다. 여름은 이미 가버리고 없었다. 고도가 높아졌는지 귀가 먹먹해졌다. 위로  올라갈수록 가을 하늘처럼 깊고 푸른 바다에 떠돌던 구름이 어느새 회색빛 하늘로 바뀌었고  자욱한  안개로  바뀌었다. 비상등을 켜고 달리는데   자동차 바깥온도가 21도까지 떨어졌다.

네 시간을  달려 제일 먼저 멈춘 곳, 대관령  양 떼 목장에는  안개비가  내렸다. 흔한  일인지  들어가는  입구에서  방문객들이 모두 우비를  입고 있었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는  일기예보에  우산까지 준비했던 터이지만 우리도 남들처럼 쉽게  우비가족이  되었다. 이슬비인지  안개비인지  모를  하얀 물방울이  날아다녔다. 몽환적인 상태로 언덕에 오르고, 양들에게 건초를 먹이고, 풀 뜯는 양 떼를 바라보았다. 양들은 비를 맞아가며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써걱써걱 양들이 풀을 뜯어먹는 소리가 조용한 비대신 말을 걸어왔다.


"비에 젖은 양털이 재재 같아. 목욕한 재재."

 재재가 여행  틈새를 또 비집고 들어왔다. 아침 여덟 시부터 애견호텔로 부터  마당을 산책하고 있는 재재, 실내 계단에서 간식을 기다릴 때면 하던  정자세로  앉아 있는 재재, 친구들  사이를 관심 없이  스쳐가는 재재 모습이 시시각각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구불구불한 양털을 보고 재재 닮았다니... 그러고 보니 재재가 비에 젖었을 때 나는 쿰쿰한 냄새도 나는 것 같다. 어젯밤 잘 때 넣어준 사료를 전혀 먹지 않았다는 것도 걸린다. 하지만 잠깐이다. 재재도 잘 적응하고 있을 것이다. 잠시  생각하다  잊혔다.

 

첫날 점심으로 주문진 '철뚝소머리집'에서 소머리국밥을 먹었다. 밖은 허름하지만 웨이팅이 있는 맛집이었다. 주문진항과 주문진 수산시장을 돌아보며 여기가 군산으로 치자면 비응항과 해망동 어시장이며 소머리국밥집은 군산의 '복성루' 같은 곳이라고 우리는 이해했다. 타지에서 군산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우리에게 특별하지 않는 식당을 찾아 줄을 서듯이 우리는 강릉의 이방인이 되어 특별한 맛집을 찾았다.

 주문진 수산시장을 구경삼아 더 돌아보고 싶었지만 이것저것 권유하는 상인들의 손짓을 뿌리치고 돌아다니는 것이 머쓱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휘 한번 둘러보고 나왔다.

그리고 차 안에서 연곡해수욕장, 순긋해변, 경포해변, 강문 해변, 송정해변, 안목해변까지 눈으로 수영을 했다. 잠시 내려 모래해변을 걷고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파도를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을  볼수록  아이들은  수영할 수 없음을  더욱  아쉬워했다. 혹시  내일은 바람이 덜 불지 않을까 하는 전혀 신빙성 없는 희망까지  품으며  애써 달랬다.

잘 보았으니  다시  잘 먹어야 했다. 편안하게 집에서 먹고 싶다는 우리 의견에 총무인 딸은 예약한 횟집을 취소했다.  주문진 수산시장을 들러 농어, 우럭, 광어회와 물레고둥사들고 펜션으로  돌아왔다. 회는  시큰둥하고   골뱅이 종류인 배꼽(큰구슬우렁)을  좋아하는  남편은    동해안에서  잡힌다는  물레고둥을  택한 모양이었다. 무엇인들  맛이 없을까? 취기가  살풋 오른  아이들은  펜션 안에  있는  수영장에 바다인척  뛰어들었다. 첫날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둘째 날, 아침 겸 점심으로 초당 순두부마을을  찾았다. 초당 마을 이정표는  순두부 식당이름으로 되어있을 만큼 온 동네가 순두부식당이었다. 어딜 가도 맛집 아닐까 싶었다.  아이들이 검색해 보더니 적당한 곳을 골랐다. 얼큰한 순두부 짬뽕과 하얀 순두부, 감자전, 메밀전병 푸짐한 한상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충분히 행복했다. 소화도  시킬 겸 우리는 근처 허난설헌 생가까지 걸었다. 여전히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팔월답지 않게  선선하고  촉촉했다.


 허난설헌 생가에서 나와 우리는 '아르떼뮤지엄 강릉'으로 발길을 옮겼다. ' 영원한 자연을 주제로 제작된 작품들은 시각적 강렬함과 감각적인 사운드, 품격 있는 향기와 함께 완벽한 몰입경험을 제공합니다'라고 쓰인 홍보 책자 그대로였다. 미디어 아트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빠져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걸어 다녔다. 해수욕을 못한 아쉬움이 언제 있었냐는 듯 환하게 웃는 모습이 여기저기 찍혔다. 시원한 폭포와 파도 아래에서, 코스모스와  붉은 꽃송이에 안에서, 만지면 꽃사슴의 피부에서 꽃이 새로이 피어나는 영상 앞에서 우리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체험이 끝나갈 무렵, 성향이 다른 우리는 갈렸다. 남편과 큰 아들은 휘 둘러보더니 먼저 차 안에 가있겠다고 나갔다. 나와 딸, 작은 아들은 다시 되돌아가서 놓친 곳이 있는지 살피고 천천히 돌아다녔다. 바닥에 앉아 벽면을 가득 채운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펼쳐지는 곳에서 한참을 넋 놓고 앉아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는 두 분만 없었다면 몇 시간을 그렇게 앉아 있을 수 있었는데 아쉬워하며 밖으로 나왔다.

(왼쪽) GARDEN   명화를 담은 빛의 정원                                    (오른쪽) FLOWER 무한한 꽃잎의 연주가 선사하는 생명의 환희


STAR 페이퍼 아트가 만들어낸 별빛의 향연,SPIRIT FOREST 땅의 정령 사슴과 교감,SUN 생명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거대한 태양

아르떼 뮤지엄에서 나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해변가를 다시 달려보았다. 전날 바다수영은 애초에 글렀다고 결론을 내린 터였다. 하지만 준비한 수영복과 물안경이  펜션 안에 있는 작은 수영장에 한번 들어가는 것으로 그 쓰임새를 마치는 것은 아닐 거라는 작은 희망의  끈은  여전히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첫날과 다름없이 파도가 높았고, 수영금지 팻말도 그대로였다.  하는  수 없이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수영에 대한 미련을 파도에 띄어놓고 커피와 빵으로 마음을 달랬다.

다시 한번 첫날 보았던 해변을 타고 바닷가를 달리며 파도를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이틀째도 주문진 수산시장 부근 축협직판장에서 그날 저녁에 먹을 고기와 술, 복숭아, 야채를 구입해서 일찌감치 펜션으로 돌아왔다.


태풍 카눈이 다음날 남해안에 상륙예정이었다. 펜션지기는 저녁에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이라니 차량을 좀 더 높은 지대로 옮겨달라고 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휴가의 꽃이라는 바비큐파티를 일찍 시작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출발할 계획이었다. 태풍이 육지에 도착하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할 것 같았다. 긴장감이 있었지만 맛있는 고기 파티와 시원한 바람과 빗소리는 소주의 맛을 한껏 끌어올려놓았다.


지난 3일 동안 바깥세상에서 나는 가장 편하게 지냈다. 이번 여행은 온전하게 쉬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이 운전과 여행 진행을 맡기로 하고, 남편은 카드를 내놓고 나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쉰다는 생각으로 따라다니기로 한 여행이었다. 물론 그렇게 지냈다. 시장을 볼 때도 혼자 펜션에 남아 한숨 잤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기가 바쁘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제일 먼저 강아지 목욕을 시키고, 빨래를 돌리고 간단히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해 주었다.  저녁에는 말복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묵은지 닭볶음탕을 거하게  차렸다. 

그래도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일찍 돌아온  덕분에  집에서  사흘째  여행을  이어갔다.  이틀째  되는 날  저녁, 강릉에서  보기 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 D.P 1을 집으로  돌아온 날  오후 뒹굴거리며 이어보았다. 사흘동안  맘고생을 한 재재는  티브이가  꺼질 때까지  우리 주변에서 널브러져 간간이 잠이 들었다. '핸드폰을  들고  군대 간  형들과는 상관없는 그깟 군대이야기는 내일로 미루고 잠들면 안 될까요?' 하는 눈빛으로 재재가  잠을  재촉했다. 하지만  D.P1,2를  모두  보았다. 새벽 한 시 반이  넘을 때까지 재재도 함께였다.  


집 떠나면 개고생은 재재가 한 듯, 오자마자 시킨 목욕에서 모든 것을 감사히 여기자는 생각인지 내게 몸을 맡긴 채 거품목욕에 너무 순순했다. 얼마나 물을 싫어하는지 비 오는 날이면 발바닥 젖는 게 싫어 가게 문을 열어놓아도 한 발자국 나가지 않는 녀석이다. 그런데 눈물자국을 씻어내는데도 내 품에 안긴 채 가만히 있다. 덕분에 녀석이 우리 집에 온 지 칠 년 만에 처음으로 꼼꼼하게 씻겼다. 그리고 누워있는 우리들 누군가의 곁에 기대어 힘없이 늘어져 잠을 잤다. 사흘동안 낯선 곳에서 처음 보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겪었을 불안함과 긴장이 얼마나 심했을 것인가. 녀석은 우리가 D.P 관람을 끝낼 때까지 우리들 주변에 누워 쪽잠을 잤다. 집 떠난 그 노곤함이  얼마였을까?


강릉 2박 3일, 아이들이 우리 부부를 모시고 다니는 여행, 보살핌을 받는 쉼이었다. 비록 사흘로 끝나고 집에 돌아오기 바쁘게 나는 하숙집 주인이 되어 청소와 바지락칼국수, 알배추겉절이에 수육을 차려내야 했지만 하숙생들은 며칠 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것이니 할만하다. 그리고 사흘동안 비축한 에너지가 한참은 갈 것이었다.

 

재재에게는 집 떠나면 개 고생한 날들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재재야 , 바비큐 파티장에  들른  길고양이와  펜션지기 아저씨의  하얀  포메라니안에게서  너를  보았단다. 앞으로  너를  뺀  여행은  우리 사전에  없을 거야."

 혼자 남겨두고 다녀온 여행이  미안했던 남편의 말이다. 두고 볼 일이다.

엄마는 여전히 당신 집에 계신다. 전화 목소리가 쌩쌩하다. 역시 내 집만큼 좋은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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