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해 | 빠르지 않게 - Nicht schnell
사랑을 할 때에는
빠르지 않게
꾸밈없이, 진심으로
빠르지 않게
©기이해
저는 Slow Motion이라는 노래를 참 좋아합니다. 원곡은 Karina Pasian라는 가수가 불렀고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이연희 씨가 이 곡을 부른 적이 있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입니다.
클릭
보통 새로운 연인들이 사랑을 시작하면 남자는 뭔가 항상 급하고 여자는 천천히 다가오길 바라죠. 이 노래는 보통의 여자들이 사랑을 처음 시작할 때 "천천히 다가와 주세요"라는 심리를 잘 반영해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 바이올린 독주회를 볼 기회가 생겨서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어요. 그곳에서 1849년 로베르트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이 아내 클라라를 위해 작곡한 <세 개의 로맨스 Op. 94>에 포함된 3개의 곡들을 연주회에서 들을 수 있었어요.
제1곡: 빠르지 않게
제2곡: 꾸밈없이 진심으로
제3곡: 빠르지 않게
Nicht schnell (Moderato)
Einfach, innig (Semplice, affetuoso)
Nicht schnell (Moderato)
로베르트 슈만은 1810년 독일에서 태어났고 독일의 작곡가,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평론가입니다. 슈만의 아버지는 그의 재능을 일찍부터 알았지만 슈만의 어머니는 그가 음악가 대신 법을 공부하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법률을 배우다 20세가 되어서야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슈만의 스승은 비크 교수(Friedrich Wieck)인데 훗날 슈만이 결혼한 아내 클라라는 바로 비크 교수의 딸이었습니다. 슈만은 피아노를 배우면서 클라라를 자주 마주쳤습니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슈만은 무리한 연습으로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했지만 이후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비크 교수는 슈만이 손가락 부상 후 그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졌습니다. 비크 교수는 슈만과 클라라의 교제를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둘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비크 교수에게 클라라와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험난한 여정과 법적인 분쟁도 있었지만 1840년 둘은 결국 결혼을 할 수 있었고 결혼 후 마음의 안정을 찾은 슈만은 많은 곡들을 작곡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곡은 슈만이 작곡가로서 가장 활동적일 때인 1849년 슈만과 아내가 결혼한 지 10주년을 앞둔 크리스마스에 작곡한 곡입니다. <세 개의 로맨스 Op. 94>는 아내 클라라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습니다. 제1곡은 빠르지 않게 전체적으로 평온한 곡, 제2곡은 꾸밈없이 진심으로 연주하는 곡, 제3곡은 1악장과 같이 빠르지 않게 랩소디 풍으로 진행되어 자유롭고 열정적인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슈만이 작곡한 이 곡 <Dri Romanzen for Viloin and Piano Op. 94 : 세 개의 로맨스 Op. 94>에 대한 설명이 바로 곧 제목이었지만 저는 사랑을 앞두고 있는 연인들에게 말하고 싶네요.
사랑을 할 때에는
빠르지 않게
꾸밈없이, 진심으로
그리고 또 기억해주세요.
중요한 것은
빠르지 않게!
©기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