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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이해 Apr 12. 2023

더벅머리 페터

수요일 그림책 스터디 | ©기이해

글 그림 하인리히 호프만

마루별 출판사


더벅머리 페터 독일어 그림책 | Die Struwwelpeter 


이 책은 동물학대를 하는 프리드리히 이야기로 시작하고 불장난하는 파울린첸, 인종차별을 했던 루드비히, 카스파르도, 빌헬름의 이야기와 먹지 않는 카르파스의 이야기, 엄지 손가락을 빠는 콘라드의 이야기. 식탁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장난을 치는 필립의 이야기 등이 나열되어 있는 그림책이다.


응당 인간이라면 어린 시절에 배워야 할 이야기이긴 하지만 잔인하다. 1840년대에 나온 그림책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그땐 어린이들을 이런 그림책으로 교육을 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책 정도. 그러나 굳이 내 자식이나 조카에게 과연 이 책을 읽어줄 수 있을까?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독일의 민담을 엮어 책으로 낸 Grimm 형제의 책들은 현대판으로 각색하여 어린이들이 보기 불편하지 않지만 역시나 원작을 보면 잔혹 동화인 것처럼 이 책도 그러한 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다만 이 책은 그림책 역사상 어린이들을 최초로 독자로 인정한 책이라는 그림책 역사에서 중요한 책 중의 하나이다. 


인간을 대하는 가치가 시대에 따라 달라짐에 따라 출판 시장에서도 어린이 독자를 존중하며 출판업계도 함께 성장했다고 느낀다. 이 책은


아가야, 널 사랑해. 그러니 이런 행동은 앞으로 네가 위험하거나 다칠 수 있으니 절대로 하면 안된다~


라는 메세지들을 제외하고 나열한 이야기 모음집이랄까. 사실이고 맞는 말인데 영혼이 없어. 요즘 아이들에게 읽어주기가 너무 가혹하다.


불장난 하면 불에 타 죽어 (불장난하는 아이 이야기 - 파울린첸의 불장난으로 불 타 죽은 이야기)
동물을 학대하면 개한테 물려서 네가 죽어 (못된 짓만 하는 아이 이야기 - 못된 프리드리히의 동물학대 행동으로 벌 받은 이야기)
손을 자꾸 빨면 너의 그 손가락을 잘라버릴 거야! (엄지손가락 빠는 아이 이야기 - 콘라드의 엄지가 잘린 이야기)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을 놀리면 너도 그렇게 만들어 버린다!(새까매진 아이들 이야기 - 인종차별)

이 그림책이 나왔을 당시는 어린이를 독자로 인정하기는 했지만 (어른들을 위한) 어린이들의 교육용 혹은 경고용으로 세상에 나온 책으로 느껴진다. 그림책 마지막 부분에 있는 <Die Gartenlaube> 1871년 글작가의 그림책에 대한 설명에도 나와있듯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했던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 책은 당시 독일의 어린이에게는 한국의 망태 할아버지 급의 그림책이었고 말을 듣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우리 나라 고전에도 그런 책들이 있지 않았을까?

콩쥐 팥쥐도 원작은 못된 새엄마와 팥쥐를 젓갈로 담갔다거나

장화홍련의 빌런은 사실 새엄마가 아니라 장화와 홍련의 아버지가 두 딸들을 근친상간 했기 때문에 시집을 안보내고 아버지가 끼고 살다가 새엄마가 눈치를 챈 이야기 였다거나...


그래도 그림책 역사상 이 책이 고전은 고전이다 라고 느낀 점은 이 시대에도 여전히 동물학대는 사람학대로 이어지며, 인종차별은 나쁜 것이다. 어른이 되고 보니 불장난은 아이의 안전, 건강 및 가족의 재산피해 등 손해도 많다. 위의 내용들은 어린이들이게 강경하게 훈육해야 한다고 느낀다. 물론 사랑을 담아 



©기이해


*수요일 그림책 스터디에 함께 하는 <노들리에> 작가들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같은 주제'로 작업한 <노들리에> 소속 작가님들의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아스터 작가  https://brunch.co.kr/@asterchoi

진영 작가     https://brunch.co.kr/@g2in0

영주 작가     https://brunch.co.kr/@leeyoungjoo

암사자 작가  https://brunch.co.kr/@amsaja

가둥 작가     https://brunch.co.kr/@3907k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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