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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hun Choi Oct 10. 2020

#08 런던(5): 힘든 여행을 거뜬히 해내는 두 딸들

[아빠와 함께 하는 두 딸의 여행기]

타워브리지(Tower Bridge) 앞에서

오후는 런던의 유명한 상징물 중 하나인 타워 브리지에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로 이동해서 타워 힐 역(Tower Hill Station)에 내려서 도보로 이동했다. 런던 시내의 대중교통 이용할 경우 오이스터 카드가 정말 편안하고 저렴하다. 대중교통 이용에 부담이 없어서 너무 좋다.

1) 오전 중 예쁜 2층 버스 앞에서 아내와 서연이가 한 컷 2)타워 브릿지로 가는 길에 만난 The Crown Jewels

우리는 타워 힐 역에서 내려 타워 브리지로 가면서 우편에 있는 큰 성을 발견했다. 영화에서 자주 보던 것 같은 큰 성이다. 이 성은 The Crown Jewes인데, 영국 왕관 보석을 보관하는 금고라고 한다.

우리는 10분을 걸어서 템즈 강에 도착했다. 물론 브릿지로 간 것이 아니라, 브릿지를 보고 사진 찍을 수 있도록 다리의 서쪽 지점으로 간 것이다. 다리를 보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멋진 뷰의 카페들, 선물가게가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타워 브리지를 배경으로 폰 셔트를 누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억하고파서.

타워 브릿지 앞에서 가족사진 촬영시간1
타워 브릿지 앞에서 가족사진 촬영시간2

사진을 충분히 찍고 잘 정리해 둔 일은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두 해가 지났는데 이 사진들로 그때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해가 기울어지면서 햇볕이 옆으로 강렬하게 비추다가 점점 그 빛이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나는 아직 밝으면서도 햇볕이 약해진 이 시간대가 가장 좋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서 타워브리지와 템즈 강을 보고 마음과 육체의 쉼을 가졌다.

'아~ 좋다.'


소호(Soho)와 리버티 백화점 (Liberty London)

우리는 숙소로 가는 중간에 런던의 핫플레이스 소호에 있는 리버티 백화점을 구경하기로 했다. 리버티 백화점은 1875년부터 시작된 영국의 가장 오래된 백화점이다.

소호에 도착해서 거리로 나오니 핫 플레이스답게 엄청 번화하다. 극장들, 쇼핑상가들이 많고 사람들이 엄청 붐빈다.

런던 소호거리
런던 소호거리

이 번화한 거리에도 역시 영국스러움이 물씬 묻어난다. 오래된 건물들이 고풍스러우면서도 멋있다. 큰길에는 우리와 같은 여행객들의 사진 촬영 중이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분주히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펍이나 카페에서 한 잔의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친분을 나누는 사람들의 즐거움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나는 도시에서 성장하고 여러 도시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이런 분주함이 익숙하고 좋다. 운동이나 라이딩을 할 때는 자연으로 가지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놀러 갈 때는 도시로 가서 도심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리버티 백화점을 찾았다. 145년이나 된 백화점답게 백화점 역시 전통과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평소에 알고 있는 브랜드의 상품들도 많이 보인다. 145년의 전통을 가진 고풍스러운 이 백화점 안에서 보니 왠지 더 멋있어 보이고 예쁘다.

리버티백화점 내부

우리의 목적이 쇼핑은 아녔기에 이 곳 저곳과 상품들을 재미있게 보는 아이쇼핑만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같은 브랜드의 옷이나 상품일지라도 나라마다 스타일과 트렌드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솔솔한 재미도 있었다.


하루의 마무리: 잘 걷는 두 딸들을 보며

런던에서의 두 번째 일정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이 하루에 정말 많은 곳을 방문하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대중교통과 도보로 돌아다니면서 이 많은 스케쥴을 진행하다 보면 초등학생 6학년, 4학년인 하연이와 서연이에게는 다소 벅찰 수 있는데, 너무 잘해주고 있다.

오랫동안 엄마 아빠와 함께 걷는 훈련을 많이 해 왔던 터라 이 스케쥴 소화가 가능했던 것 같다.

하연이와 서연이가 미국 버지니아에서 지낼 때는 어리기도 했지만, 거의 차량 이동만 가능한 지역이었기에 걸을 일이 많이 없었다.

1)그러다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뉴저지와 뉴욕에 살면서 걷는 일이 많아졌다. 맨해튼이나 뉴저지는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도보 이동할 수 있는 곳이 많은 곳이다. 특히 맨해튼을 방문하거나 투어 할 때는 거의 대중교통과 도보로 이동했었다.

2)서울에 와서도 역시 걷는 시간들이 많았다. 한국에서 살았던 시간보다 미국에서 살았던 시간이 더 많았던 아이들이 한국의 여러 곳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싶어서 틈틈이 여러 곳을 방문하고 다녔다. 박물관, 미술관은 물론이고 명소들을 조금씩 다녔었는데, 우리는 거의 대중교통과 도보로 이동했다.

3)주말이 되면 아이들은 나와 한강에서 자전거를 탔다. 하연이가 4학년, 서연이가 2학년 때에 한강에서 20km를 라이딩을 하곤 했으니 완전 하드 트레이닝을 해왔던 것이다. 게다가 이 당시 둘째 서연이는 몇 개월 동안 쇼트트랙을 배우고 운동도 하고 있었으니 기초체력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총 9개 도시 여행 중에서 2개 도시 투어를 거의 마무리 한 상황인데, 지금까지 하연이와 서연이가 잘 지내고 있다. 힘들 때도 있지만, 너무 즐겁고 잘 여행하고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내가 길을 잘 못 찾아 헤맬 때에도 하연이 서연이가 적극적으로 함께 길을 찾으며 나를 도와준다. 떼쓰는 아기 같은 모습보다는 능동적으로 다니며 즐기는 여행자의 모습이 보인다고나 할까? 후에 아내가 귀국하고 다시 우리 세 명이서 여행할 때, 점점 더 이런 모습이 더 두각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로써 런던 여행은 마무리하고, 내일은 옥스퍼드 여행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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