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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hun Choi Oct 15. 2020

#09 옥스퍼드: 아름다운 대학도시를 여행하다

[아빠가 함께 하는 두 딸의 여행기]

오늘은 옥스퍼드(Oxford)로~

여행을 준비하면서 영국에서 런던 외에도 인근 도시 한 곳을 더 가기로 했다. 후보로는 옥스퍼드와 캠브릿지가 올랐다. 두 도시 다 유명한 대학이 있고 예쁜 자연과 풍경이 있는 매력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추천하는 곳이었다. 결국 하연이 서연이가 좋아하는 해리포터의 촬영지가 있는 옥스퍼드로 가기로 결정했다.

런던 내에 있는 우리 숙소에서 옥스퍼드로 가기 위해서는 패딩턴 역(Paddington Rail Station)으로 가서 기차(GWR: Great Western Railway)를 이용해서 가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 나라, 한 도시를 여행하는 중에서 그 도시 외부로 나가보는 것을 좋아한다. 주요 대중교통을 한번 더 경험하는 것도 좋고, 그 도시 외부를 보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 번의 여행에서 여러 장소를 경험하는 일석이조의 장점 때문이다. 여행 속의 여행을 맛보는 즐거움이 있다.

패딩턴 역에서 GWR을 타고 옥스퍼드로 향했다

패딩턴 역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해 놓은 티켓을 키오스크에서 출력했다. 기차역이 다소 복잡하고 컸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외부로 나가는 기차여서 그런지 역시 지하철 하고는 또 다른 분위기다. 우리는 여행 속의 또 다른 여행을 기대하며 짧은 기차여행을 시작했다.


아담하고 예쁜 옥스퍼드를 만나다

기차로 1시간가량 이동한 후에 우리는 옥스퍼드 역(Oxford Staion)에서 내렸다. 도시 런던과는 다른 분위기다. 조용하고 차분한 시골역 느낌이 난다. 물론 우리 같은 여행객들이 많이 내려서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옥스퍼드 역에 내렸다. 조용한 소도시 느낌이 물씬 난다.

우리는 역에서 도시 쪽으로 걸어갔다.

'여행은 역시 걷는 맛이지.'

하늘이 파랗고 예쁘다. 그 하늘 아래 있는 도시 풍경이 너무 예뻐서 우리가 여행 와 있음을 체감하게 했다.

기차역에서 걸어서 도시로 들어가다
아담하고 조용한 옥스퍼드

도시가 고풍스러우면서도 깔끔하다. 걷는 도중에 큰 쇼핑몰을 만났는데 아직 낮시간이어서 그런지 한산하다. 이렇게 한산한 외국 쇼핑몰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마음 같아서는 둘러보고 싶지만, 오늘의 목적은 여기가 아니기에 그냥 패스~!

옥스퍼드 대학교는 한국의 대학교처럼 한 곳에 단과대학들과 강의실들이 모여있지 않고, 도시 곳곳에 단과대학들이 흩어져있다. 중간중간마다 단과대학들과 도서관, 강당 등을 만날 수 있다. 당연히 학교와 외부를 경계하는 울타리가 없다.

함께 어우러져 있는 학교와 일반 건물들이 너무 예쁘다. 그야말로 도시 자체가 예술이다. 사진을 찍는 곳마다 예쁘고 실패가 없다.

거리와 골목 곳곳이 예쁘고 예술이다


해리포터의 한 장면 속으로

옥스퍼드에는 영화 해리포터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건물이 있다. 대학과 교회로 함께 쓰이는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이다. 옥스퍼드에서 방문 순서를 정하지 않고 길 따라 걷다가 크라이스트 처치를 먼저 만나게 되었다.

크라이스트 처치에는 입장료가 있다. 성인 8파운드, 학생 7파운드인데, 가족 4인 기준으로 20파운드의 할인된 비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Christ Church, Oxford

교회 외관이나 내부가 정말 영화 속에서 나올만한, 아니 영화 속에 나오는 장소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건물양식과 풍경이다. 입구를 지나 2층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기대감으로 두근두근거린다. 하연이 서연이가 기대했던 장소이기에 틈틈이 사진으로 기록 중이다.

드디어 대강당(The Great Hall)이 나왔다.

'와~ 강당 자체가 예술이다. 아름답다.'

영화 촬영의 한 장소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하연이와 서연이가 좋아하는 해리포터의 촬영장소인 The Great Hall

하연이와 서연이의 표정이 더없이 밝다. 하연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이미 해리포터 전권을 다 읽었었다. 유난히 책 읽기를 좋아했던 하연이에게 해리포터는 당시 최애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상상의 그림을 그려보고, 영화를 통해 다시 책 내용을 시각적인 그림을 그려보았던 하연이는 오늘 그 한 장면을 실제로 확인해본 것이다.

하연이가 읽고 소장중인 해리포터 전권

'카~ 이번 여행의 의미 있는 장소들 중의 하나다! 그렇지?'

대강당에서 나와서 1층 정원으로 나왔다.

'와 너무 예쁘다. 여기도 꼭 찍어야 돼.'

Christ Church 정원

역시 에너지 넘치는 서연이는 점프샷을 찍고 싶단다.

'해리포터의 하우스에서 날아다니는 서연이인가?' 마법이다!!!!

중앙 피아노가 있다. 그리고 누군가가 연주하고 있다

크라이스트 처치는 대학이자 교회이기에 예배당이 있다.

이 예배당의 중앙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연세가 있는 한 남자분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정식 연주자인지 여행객이 알 수 없지만, 피아노 연주 실력이 대단하다.

우리는 잠시 앉아서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귀호강과 더불어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피아노 전공자인 아내 말로는 피아노를 정말 잘 치신다고 한다. 전문가가 그렇게 말하면 정말 그렇게 보인다.


옥스퍼드 대학가들을 둘러보며

학교가 도시 곳곳에 퍼져있다 보니 도시 구경과 학교 구경을 따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 그야말로 대학도시를 투어 중이다.  

지나가다가 학교 뜰에도 들어가 보고, 사진도 찍어보는 등 옥스퍼드를 거닐고 있다.

우리는 출출해져서 준비해온 간단한 도시락과 간식을 먹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거리에서 도시락을 먹고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보는 눈을 많이 의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다들 도서관 앞의 벤치와 턱에 걸터앉아서 간단한 식사와 간식을 먹고 있다. 우리도 너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서 배를 채웠다.

옥스퍼드 대학교와 거리

옥스퍼드의 번화가(?)

옥스퍼드에는 학교, 도서관, 주거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상가들과 식당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젊은 학생들이 있는 이 곳 역시 있을 것 다 있는 듯하다. 유명한 패스트푸트점이나 커피전문점, 다양한 브랜드의 패션 쇼핑몰이 있다.

'학생들보다는 관광객들이 더 많아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인가?'

아무튼 이 곳에도 역시 사람들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옥스퍼드의 상가들


다시 런던으로

우리는 예약한 열차시간을 맞춰 다시 옥스퍼드 역으로 이동했다.

돌아오는 기차 편은 올 때와 다른 기차였다. 같은 노선이지만, 출퇴근용 기차같이 생겼다.

우리는 아쉽지만 예쁜 옥스퍼드를 뒤로하고 런던으로 향했다.

짧은 반나절 동안의 옥스퍼드 여행이었지만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해리포터 촬영지에 가본 것이 아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의 장소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쉽지 않은데 오늘 그 행운을 가진 날이다.

GWR을 타고 다시 런던으로

학교탐방은 의미 있는 여행이야

나는 아이들이 옥스퍼드를 둘러보는 것도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마음일 수도 있겠지만.

물론 옥스퍼드를 경험해보고 가라는 뜻은 아니다. 좋은 학교들을 보고, 공부하는 환경들을 경험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나에게도 늘 도전이 된다.

나는 젊음의 때에 진리를 연구하거나 각자의 전문 분야를 학문하며 파고드는 학풍을 좋아한다. 한국 대학교와 사회가 대학교육을 취업과 성공에만 목적을 두고 있는 풍토가 늘 아쉽다.

오픈되어 있는 강의실도 구경하고, 각 단과대학이 무엇을 공부하는 곳인지도 함께 대화하면서 옥스퍼드 거리를 거닐었던 그 시간이 너무 귀했고, 지금도 우리에게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영국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끝냈다. 내일 우리는 파리로 건너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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