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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hun Choi Sep 24. 2020

#02 두바이(1): 더워도 너무 더워!

[아빠와 함께 하는 두 딸의 여행기]

처음으로 두바이에 가다

인천에서 23시 55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9시간 반을 날아서 새벽 4시 30분에 두바이공항에 도착했다 (시차 5시간). 밤새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잠을 청했다고 하지만 두바이에 내렸을 때는 시차와 충분치 않은 수면으로 인해서 얼떨떨한 상태였다. 


7월 31일 오늘 하루는 두바이를 여행할 예정이다. 두바이는 24시간 이내로 체류할 경우 따로 비자가 필요없다. 두바이에 04시 30분에 도착해서 하루 종일 두바이에서 머물다가 다음 날 새벽인 8월 1일 02시30분에 런던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면 된다. 총 22시간동안 두바이에 체류하게 된다. 

두바이에 잘 도착했지만, 너무 이른 아침에 입국했다. 이 시간에는 도시 안에서 갈 곳이 없다. 공항에서 잠시 쉬는 수 밖에.. 충분치 못한 잠이라도 좀 보충해볼까?

두바이공항에서 서연이. 아직은 쌩쌩하다
두바이공항에서 하연이. 역시 아직 괜찮다



사막의 뜨거움을 경험하다

두바이에서 여행은 하루라는 시간제한이 있어서 많은 일정을 계획하지는 않았다. 두바이의 유명한 해안가에 있는 부르즈 알 아랍 호텔과 근처를 둘러보고,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는 두바이 몰을 방문하고, 그리고 사막투어를 할 예정이었다. 

오전 8시가 다 되어서 두바이 시내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메트로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버스로 환승할 계획이다. 메트로는 깔끔하고 쾌적했다. 처음에는 메트로 안이 한산하더니 출근시간이어서 그런지 도시로 들어가면서부터 점점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랜만에 외국사람 속에서 있는 우리 모습이 낯설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역시 낯설다. 우리나라 공항철도와 비슷하게 메트로 옆에는 고속도로 같이 놓여져 있었고 간간히 표지 판에는 아보다비 방향도 보였다. 아마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같았다. 메트로는 도시 내에서도 거의 지상철로 운행되고 있다보니 바깥풍경을 볼려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아야한다. 서울 2호선의 동쪽구간을 지날 때처럼. 간간히 슈퍼카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자동차매장들이 눈에 띄었다. 역시 클라스가 달라!

버스로 환승하기 위해서 메트로에서 내렸다. 

아! 그때 우리는 깨달았다. 우리가 사막 한 가운데 있는 도시에 있다는 것을. 메트로는 찜통 속을 달리는 냉장고였던 것이다. 

'어떻게 순식간에 몸에서 땀이 날 수 있지?'

 더위를 많이 타는 나와 첫째딸 하연이는 벌써 긴장하기 시작했다. 



멋진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버스 환승에 성공했다. 그리고, 구글에서 검색해서 예상했던 부르즈 알 아랍 호텔 인근에서 잘 하차했다. 그런데 역시 생각지 못한 복병이 있었다. 이 찌는듯한 더위를 어떻게 할것인가?

하연이는 벌써 죽을 상이다. 나도 순간 옷이 땀으로 젖어가고 있는 상태여서 거기에서 해안까지 걸어가자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냥 결정했다. 바로 거기에서 호텔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씩만 찍고 빨리 두바이 쇼핑몰로 가는 것으로.  

부르즈 알 아랍 호텔을 배경을 사진 한장 찍고 백!

서연이는 즐거워하며 사진 여러 장을 찍었지만, 하연이는 온도가 다르다. 내 말이 전혀 안 들리는 듯하다. 빨리 가자고 조른다. 하연이 사진촬영은 그냥 포기하자.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바로 정류장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버스를 기다리는 대기장소가 있지만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다. 나와서 그늘 진 곳에 몸을 숨겼다. 하나도 안 시원하다. 숨이 턱턱 막힌다. 

'아! 이게 사막이구나!'

사막에 대한 낭만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이다.

20분을 기다리니 드디어 버스가 왔다. 

'휴~' 

에어컨이 있는 버스 안이 천국이다.



두바이 몰에서 쉼을 갖다

화려해서보다 시원해서 좋다

두바이 몰에 도착해서 입성했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 시원하다!' 

쇼핑몰의 크기나 화려함은 우리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시원함이 급선무였다. 

두바이몰이 화려하고 큰 것은 맞지만, 미국에서 지내면서 여러 곳의 쇼핑몰을 경험했었기에 신비하기보다는 익숙한 형태의 쇼핑몰이 반가웠다. 

시원함을 만끽하며 쇼핑몰을 둘러보았다. 점심도 먹고, 슈퍼가 있어서 아이스크림도 먹는 여행중 호사를 누려봤다. 물론 저렴한 가격으로. 


체력을 보충해야한다. 밤새 충분한 잠을 자지도 못한데다가 오늘 하루의 일정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이다. 더더욱이 밤에는 다시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쉼이 필요하다. 

쇼핑몰 안에 있는 스타벅스를 발견했다. 

'저 곳에서 쉬어야겠다.'

나는 커피, 아이들은 음료 하나를 시켜서 나눠먹었다. 우리의 목적은 음료가 아니라 쉼이었다. 

음료를 마시고 조금 이야기하다가 아이들은 시원함을 만끽하며 금새 졸기 시작했다. 아니 곯아떨어졌다고 해야하나?

오후에는 사막으로 나갈텐데 괜찮겠지? 모래 위의 자동차 서핑인 '듄베이싱', '사막체험'을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해놓았다. 출발은 이 쇼핑몰 인근의 다른 쇼핑몰 입구 쪽이다. 여기서 충분히 쉬다가 가야겠다.

'사막체험이라니. 너무 기대가 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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