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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hun Choi Oct 03. 2020

#06 런던(3): 역사의 무게와 경건함의 매력에 빠짐

[아빠와 함께 하는 두 딸의 여행기]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예배에 참여하다

아내는 5년반이라는 해외생활 경력이 무색하지 않게 우리가 만나기로 한 곳으로 정확히 잘 찾아왔다.

빅 벤 인근의 사거리 신호등에서 우리는 반갑게 만났다.

지난 이틀간 서로에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느라 우리 네 명은 푹풍수다 중이다. 

'자, 시간이 금이다. 투어 시작!!'

우리는 남은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바로 런던 투어로 돌입했다.

첫 투어는 바로 근처 5분 거리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이다.

빅 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동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지역에 있는 유명한 성공회 성당이다.

(영국의 국교. 헨리 8세가 아라곤의 캐서린과의 이혼문제로 카톨릭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 국교를 기독교로 전향하면서 생긴 교회이기도 하지만, 16세기의 종교개혁 이후 당시 영국을 지배하던 로마 가톨릭 교회에 대한 반대와 반성직자 운동의 영향으로 탄생된 개혁교회이기도 하다.)

사원은 영국 왕실 대관식의 장소로 쓰이거나 왕족/위인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참고로, 198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되었다고 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입구
웨스터티민스터 사원 입구과 측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1745년에 건립되었다. 영국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사원은 세월의 흔적과 고귀함이 느껴진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의 전통건물을 보며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모습의 반대랄까? 영국의 한 전통적이고 상징적인 이 건물과 문화 속에서 신기함을 넘어 경건함마저 들었다.

 

사원내부. 영국고딕양식 건축물 속에 성인들의 추모관들이 있다(춭처:홈페이지)
유명시인 추모관에는 유명한 T.S.엘리엇의 이름도 보인다(출처:홈페이지)

사원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사진촬영이 안되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오히려 관람에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위 사진들은 웨스트민스터사원의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서 사용했다). 

둘러보는 중에 오후 성찬식(Holy Communion)이 있다는 공지를 보았다. 시간이 맞다면 관광객들도 참여 할 수 있었다. 넓고 복잡한 사원의 한 중심에서 성찬식을 진행할 수있는 좌석과 공간이 준비되어 있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라는 역사적인 곳에서 성찬식을 참여해본다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우리도 참여하기로 했다. 길지 않게 30분 가량 진행되는 성찬식에 참여한 후, 다시 사원을 둘러보았다.


빅 벤(Big Ben) 앞에서 런던 즐기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나온 우리는 맞은 편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궁전 앞을 한번 둘러보고 다시 빅 벤(Big Ben) 쪽으로 향했다. 

빅 벤은 웨스트민스터 궁전 북쪽에 있는 대형시계탑이다. 1859년에 세워진 빅 벤은 시계탑 네 면에 세계에서 가장 큰 시계들이 달려있고, 수많은 사진과 작품에 등장하는 런던의 대표 상징물들 중의 하나이다. 

방문 당시 빅 벤은 보수공사 중이었다. 빅 벤 앞 다리를 건너는 방문객들.
빅 벤 앞 거리에서 사진 한장.

우리가 방문했을 때, 빅 벤은 보수공사 중이었다. 수많은 건축지지대들(아시바)에 쌓여 있어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빅 벤이었음에도 불구하도 많은 사람들은 그 곳을 찾아와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우리 역시 이 빅 벤 앞을 지나 웨스트민스트 다리를 거닐었다. 

빅 벤은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런던의 상징물 앞에서 거니는 자체만으로도 유럽여행의 첫 행보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다. 비행기로 2박(two nihts) 이동, 두바이 스탑오버 사막여행, 런던의 숙소찾아 삼만리 등 이틀 동안의 만만치 않은 여정으로 우리는 피곤했지만, 빅 벤이 가려주는 그늘 아래에서 멋진 런던의 하늘과 시내풍경, 그리고 여행 온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 힐링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4학년인 하연이와 서연이에게는 쉽지 않은 일정이었을텐데, 잘 소화해주어서 고맙고 대견스럽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각 자에게 맡겨진 일을 잘 해내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또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켄싱턴 거리에서 저녁마실~

다시 2층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돌아가면서 낮에 봤던 하이드 파크(Hyde Park)도 보이고, 식당과 상가들이 많은 켄싱턴(Kensington)이라는 번화가도 보인다. 버스에서 내려 숙소로 가면서 거리를 보니 자전거로, 도보로 집으로 퇴근하는 듯한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귀가하는 사람들에게 쉼과 충전이 있기를.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히 정리를 하고, 그 문제의 박스를 개봉했다. 힘겹게 들고 온 식량 박스다. 컵밥과 참치, 즉석국 등을 준비해서 숙소에서 먹는 첫 식사를 했다. 불편한 숙소에서의 간단한 식사였지만 우리 가족이 함께 여행와서 먹는 식사였기에 부족함보다 만족과 즐거움을 더 누린 식사시간이었다.

식사 후에 우리는 오면서 봤던 켄싱턴(Kensington) 쪽을 구경가기로 했다. 버스로 몇 정거장을 타고 가야하지만, 1.2지역 내에서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오이스터 카드가 있는데 무엇을 무서워하겠는가? 우리는 부담없이 버스를 탔다. 물론 여행와서 대중교통을 한번 더 이용 것이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켄싱턴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저녁식사의 2%의 부족함을 음료와 간식으로 채우기 위함이다. 물론 런던의 맥도날드는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다. 런던의 맥도날드는 미국이나 한국의 맥도날드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켄싱턴 맥도날드 만의 인테리어 일 수도 있지만, 나무로 만든 계단식 좌석이나 황색 조명이 매장 분위기를 포근하게 해주는 것 같다. 

하연이와 서연이는 아무래도 엄마가 오니 더 좋은 것 같다. 한층 더 밝아졌다. 사진에서 그 표정과 마음이 보이는 것 같다. 

캔싱턴 지역에 있는 맥도날드와 거리의 상가들

간단한 간식과 여유로움을 맛본 후 우리는 캔싱턴 거리를 둘러보았다. 익숙한 H&M이나 구경하기 편한 상가와 마켓들이 있어서 둘러보았다. 이럴 때는 딱히 무엇인가를 구입하지 않아도 재미가 있고, 바람난 허영을 채워주는 셀레임도 있는 것 같다. 물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살 수도 있고. 

내일 일정을 위한 쉼을 위해 밖이 어두워지기 할 즈음에 숙소로 돌아왔다. 역시 불편하고 좁은 숙소지만, 빨리 씻고 편안한 잠을 청해보기로 했다. 

'아~ 얼마 만에 다시 누워보는거야?'

일요일 밤 이후 처음 침대에 누워본다. 수요일 밤인데!!

'얘들아~ 오늘 밤은 푹 쉬고 내일도 다시 재밌게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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