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을 캔버스로, 그림의 세계를 한장씩 넘겨보자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거북바우로 13
운영시간 : 종합자료실 09:00~22:00 (화~금요일) / 어린이자료실 09:00~20:00 (화~금요일)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주변의 가볼만한 장소 : 거북바위 / 서점 잘익은언어들
주변의 카페와 식당 : 찻집 온
모든 도서관이 그렇지는 않지만, 도서관들은 대체로 걷거나 차 갖고 오기에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다. 옛 전주에 보면 승암산 - 기린봉 - 도당산 - 검암(칼바우)로 산줄기가 이어졌다고 했는데, 현대에는 언덕에 지은 단독주택과 원룸들로 빼곡하다.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걸으니 15분이다. 생각보다 먼 길에 헉헉대면서 금암도서관을 올려보았다.
금암도서관은 리모델링 전에 전형적인 도서관이었다. 3층으로 이뤄졌지만 당시에는 열람실이 무서웠고, 1층에는 소설류가 있어서 삼국지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2022년에 미술 특화 도서관으로 개관 이후에 자주 찾지는 못했는데, 오랫만에 찾으니 원래 알던 금암도서관인가 싶다.
지금은 이 곳의 문을 열자마자 볼 수 있는 것은 (이제는 너무 많아서 새로움을 잃었지만) 어린이 도서다. 물론 그 전에도 어린이 도서는 1층에 있었다. 지금은 1층의 어린이 코너가 메인이고, 2층이 어른들로 물러났지만. 그리고 작은 갤러리가 있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그러고 보면 그림책과 그림은 같은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 - 글보다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안내데스크 쪽의 자람마루를 보니 미끄럼틀이 설치돼 있다. 아기들이 아장거리면서 미끄럼틀을 타는 모습을 생각하며 웃었다. 신발을 다시 신고 나와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도서관에서 마시는 커피는(맛이 어떻든 간에) 사람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3층 트인마당으로 바로 올라가자 금암동의 전경이 보인다. 한때 봉우리였을 이 곳이 도서관으로 바뀌고, 멀리 모래내 시장과 진북동까지 한 눈에 띈다. 푸른 하늘 속에서 어르신 한 분이 전화를 하고 있다. ‘트인마당’ 에는 앉을 자리도 있어 날씨가 맑으면 몽실몽실한 햇볕을 즐기기 좋다. 다만 3층 실내 공간은 다소 비좁은 것이 흠이다.
2층으로 내려가면 열람실과 도서공간이 혼재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강의실은 다소 좁고, 도서공간은 대체로 넓은 편이다. 지금 이 시간이 오전 10시께인데 벌써부터 좌석의 절반 가량이 차 있으니 대단하다. 열람실에서 정문쪽 발코니를 보니 미술서적 콜렉션이 눈에 띈다. 서양미술사부터 근대 한국 미술사까지 망라했다. 나는 만화를 좋아하는데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도 제법 눈에 띈다. 미술특화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알 것 같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가 재미있는 책을 찾았다.
도서관 1층의 도서 큐레이션에서 흥미로운 책을 찾았다. 폴란드의 설화와 전주의 용 설화를 같이 비교할 수 있는 책이다. <용머리고개와 강감찬장군 X 크라쿠프와 바벨용전설>이 폴란드어/한국어로 함께 쓰여있다. 이런 책은 전주에서만 찾을 수 있으리라.
천경자 평전은 호암미술관에서 천 화백의 큐레이션을 맡았던 최광진 씨가 쓴 천경자의 일대기다. 천경자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같이 존재할테지만, 이 책은 호불호를 넘어 천경자라는 한 사람의 삶을 미술과 일대기로 풀어내고자 한 노력이 꼼꼼하다. 천경자에게 붙은 여러 수식어들을 넘어, 그녀가 지향했던 미술관에 대해서 그녀의 글(여행작가, 수필가이기도 했다), 스케치, 낙서, 관계자들의 대화를 꼼꼼히 기록했다. 미인도에 대한 논란 역시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옮겼다.